관리재정수지 75조3,000억 원 적자
기재부 "재정 지출 크게 늘린 영향"
하반기 재정 여력 떨어져 악영향 우려도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활성화에 나선 정부가 1분기까지 212조2,000억 원의 재정을 집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조4,000억 원 늘어난 규모다. 상반기 신속 재정에 나선 정부가 지출을 확대하면서 나라살림은 역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5월호’를 보면, 연초부터 3월까지 누적 총수입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조1,000억 원 늘어난 147조5,000억 원이었다. 기금수입 증가를 제외하면 국세 수입은 오히려 역대급 세수 펑크를 낸 지난해보다 2조2,000억 원 감소했다. 반면 총지출은 전년보다 25조4,000억 원 대폭 늘었다. 신속집행 관련 예산으로 잡아둔 252조9,000억 원 중 41.9%(106조1,000억 원)를 석 달 동안 집행하며 지출을 늘린 결과다.
총수입이 증가했지만 총지출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난 탓에 나라살림 적자는 악화했다. 올해 1분기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64조7,000억 원 적자를 기록하면서 1년 전(-41조4,000억 원)보다 적자 규모가 23조3,000억 원 늘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해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75조3,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월별 관리재정수지 집계가 시작된 2014년 이후 3월 누계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기재부 관계자는 “상반기 재정 신속 집행의 영향으로 지출이 3월에 집중되면서 전체적인 적자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신속한 재정 집행에 나선 건 경기 회복 물꼬를 틔우기 위해서다. 앞서 1분기 한국 경제는 수출 증가 효과 등에 힘입어 1.3% 깜짝 성장했다. 2021년 4분기(1.4%) 이후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이다.
다만 일각에선 하반기로 갈수록 재정여력이 떨어지면서 경기 반등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동의 지정학적 분쟁 등 불확실한 대외변수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밀리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박윤정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고하저의 경기흐름이 예상되는 만큼 경기 안정화를 위해선 상반기 재정 집행률 제고에 집중하기보단, 연간 지속적으로 재정 집행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정부는 연간 계획한 561조8,000억 원의 재정 중 351조1,000억 원(65%)을 상반기에 집행하기로 했다. 역대 최대 재정 조기 집행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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