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동상 조례안 대구시의회 통과
홍범도 장군 흉상, 육사 vs 광복회
이승만 동상 논란, 칠곡은 건립
순종 동상 '역사왜곡' 논란 속 철거
역사적 인물들의 동상 건립과 철거를 둘러싸고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인물의 역사적 공과에 대한 평가가 갈려서다.
대구에서는 이달 초 '대구시 박정희기념사업' 수정 조례안이 대구시의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동대구역과 미군기지 반환 부지에 건립 중인 박정희공원 등 2곳에 박 전 대통령 동상이 세워진다. 조례안은 우여곡절 끝에 통과됐지만 찬반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5,000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준 산업화 추진 정신은 위대한 업적"이라며 동상 건립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대구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독재자'의 동상건립은 안 된다면서 강력반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다른 시민단체인 박정희대통령동상건립추진위원회는 "과거 대구시에 동상 건립을 제안했다 거절당한 적이 있다"며 대구시와 별도로 동상건립을 추진할 뜻을 보이면서 또 다른 갈등의 불씨를 만들고 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육사가 지난해 8월 소련 공산당 입당 전력을 문제 삼아 교내 홍 장군 흉상 이전 추진계획을 밝힌 후 지금까지도 광복회 등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광복회는 이달 초 "독립영웅들의 흉상을 이전하려 한다면 차라리 폭파하라"고 했고, 김태흠 충남지사도 이달 초 카자흐스탄 고려극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홍 장군은 독립영웅"이라고 밝혔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육사가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에서도 오세훈 시장이 종로구 송현광장 일대에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동상과 기념관 건립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찬반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경북 칠곡 다부동전적기념관에는 지난해 7월 이 전 대통령의 동상이 백선엽 장군,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 동상과 함께 세워졌다.
대구 '순종 황제 동상'은 건립 7년 만인 지난달 22일 철거됐다. 대구 중구는 2017년 달성공원 진입로에 5.5m 높이의 순종 황제 동상을 세웠으나 지난달 중순 '순종 황제 어가길 조형물' 철거를 결정했다. 순종의 남순행은 일제가 반일 감정 무마를 위해 순종을 앞세워 대구·부산 등으로 끌고 다닌 '치욕의 역사'라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김성해 대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동상은 단순한 상징물이 아니라 공동체의 방향을 정하는 등대와 같다"며 "동상 설립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공동체 구성원의 충분한 논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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