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수운교 종교화 등록 예고
칠곡 옛 왜관성당·영화 '하녀' 등은 확정

'수운교 삼천대천세계도'. 국가유산청 제공
동학 창시자 수운 최제우가 1923년 세운 민족종교인 수운교의 그림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된다.
국가유산청은 근대 종교화 '수운교 삼천대천세계도'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했다고 13일 밝혔다. 1929년 제작된 삼천대천세계도는 불교 수미세계도 형식을 빌려 수운교의 세계관을 상중하 3단으로 표현한 종교화다.
가로 239.5㎝, 세로 162㎝의 그림은 크게 3단으로 구분해 각각 부처, 하늘, 인간을 뜻하는 무량천계(상단), 도솔천계(중단), 인간계(하단)로 배치했다. 불계(佛界)·천계(天界)·인계(人界)의 삼계 하늘이 하나고, 부처·하늘(하날님)·인간 마음도 하나라는 불천심일원(佛天心一圓)의 교리를 표현했다. 그림의 제작 기법과 표현 양식이 근대기 화풍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산청은 30일간 등록 예고 기간 수렴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등록할 예정이다.
칠곡 구 왜관성당 등 5건 국가등록유산 등록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위치한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유산청은 이날 '칠곡 구(舊) 왜관성당', 영화 '낙동강' '돈' '하녀' '성춘향' 5건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확정했다.
구 왜관성당은 1928년 가실본당 소속 공소에서 본당으로 승격되면서 건립된 예배당 건물로, 높은 첨탑과 반원아치 창호 등 성당 건축의 특징을 현재까지 잘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교활동을 하던 독일 성 베네딕도회 수도자들이 한국전쟁 중 이곳에 피난 와 세운 '베네딕도수도원'이 오늘날의 '성 베네딕도 왜관수도원'으로 성립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적 장소다.
이번에 등록된 영화 4편은 1950년~1960년대 제작 당시 한국 사회를 엿볼 수 있는 귀한 자료다. 1952년 개봉한 전창근 감독(1908∼1973) 영화 '낙동강'은 대학 졸업 후 낙동강 유역으로 귀향한 주인공이 마을 사람들을 계몽하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을 담았다. 1958년 개봉한 김소동 감독(1911∼1988) 영화 '돈'은 순박한 농사꾼 주인공을 통해 농촌 고리대, 사기꾼 성행 등 농촌 문제를 가감 없이 드러낸 작품이다.
1960년 개봉한 김기영 감독(1919∼1998)의 영화 '하녀'에는 2층 단독주택으로 상징되는 중산층 가족과 그 집에서 신분상승을 꿈꾸던 하녀로 한국 사회의 긴장을 묘사했다. 1961년 개봉한 신상옥 감독(1926∼2006)의 '성춘향'은 특수 렌즈로 찍은 촬영본을 넓은 화면에 생생한 색감으로 구현한 한국 최초 '컬러 시네마스코프' 영화다.
이로써 영화 필름의 원본 혹은 유일본을 소장한 한국영상자료원은 모두 12편의 국가등록문화유산을 소장하게 됐다. 앞서 영화 '미몽'(감독 양주남, 1936), '자유만세'(최인규, 1946), '검사와 여선생'(윤대룡, 1948), '마음의 고향'(윤용규, 1949), '피아골'(이강천, 1955), '자유부인'(한형모, 1956), '시집가는 날'(이병일, 1956), '청춘의 십자로'(안종화, 1934)가 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역대 최고 한국영화로 꼽히는 김기영 감독의 '하녀'. 한국일보 자료사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