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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만원 전두환 풍자 포스터’ 팝아티스트 유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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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만원 전두환 풍자 포스터’ 팝아티스트 유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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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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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로 그림을 그리는 디지털 화가 이하(44)씨가 17일 오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전 재산이라고 밝힌 29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들고 있는 풍자 그림(가로 70cm, 세로 100cm)을 전 전 대통령 자택 부근에 붙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는 디지털 화가 이하(44)씨가 17일 오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전 재산이라고 밝힌 29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들고 있는 풍자 그림(가로 70cm, 세로 100cm)을 전 전 대통령 자택 부근에 붙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풍자 포스터를 담벽 등에 붙인 혐의(경범죄처벌법 위반)로 기소된 팝아티스트 이병하(47)씨에게 벌금 10만원의 선고유예를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선고유예는 유죄가 인정되나 범죄가 가벼워 처벌하지 않고, 일정 기간(2년) 뒤에 아예 형의 선고를 없애주는 제도다.

이씨는 2012년 5월 17일 오전1시부터 3시30분까지 서울 연희동 일대 주택가 담벽 등에 전 전 대통령의 풍자 포스터 55장을 붙인 혐의로 기소됐다. 포스터에는 푸른 수의를 입은 전 전 대통령이 수갑을 착용한 채 29만원짜리 수표를 든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씨는 약식 기소되자 정식재판을 청구하면서 “예술의 자유를 실현하는 정당한 행위를 처벌하는 건 경범죄처벌법 남용”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예술 표현의 자유는 헌법에 따라 국가안전보장이나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제한할 수 있다”며 벌금 10만원의 선고 유예를 내렸다. 특히 “이씨가 소유자나 거주자 동의 없이 타인의 담벼락에 포스터를 붙인 것은 재산권 침해일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처벌이 예술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사회공동체의 질서유지를 위해 경범죄 처벌이 필요한 경우라고 본 것이다. 2심도 “목적은 정당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예술ㆍ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위한 다른 수단이 없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이씨의 항소를 기각했고,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인정했다.

이씨는 이전에도 정치인 풍자 전단을 고층 건물 옥상에서 뿌리는 등의 퍼포먼스로 여러 번 기소됐다. 2012년 6월에는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를 ‘백설공주’로 설정해 박정희 전 대통령 사진이 박힌 독사과를 들고 있는 포스터 200여장을 부산 시내에 붙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가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또 ‘WANTED, MAD GOVERNMENT’(수배 중, 미친 정부)라는 문구와 함께 박 대통령을 비판한 전단 1만4,000여장을 뿌리고 스티커 30장을 붙인 혐의로 지난 4월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손현성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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