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최근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는 ‘미투(Metooㆍ나도 당했다)’ 캠페인을 주제로 이야기하던 중 “남자, 수컷은 많은 곳에 씨를 심으려 하는 본능이 있다”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차 전 의원은 2일 SBS 러브FM ‘정봉주의 정치쇼’에 출연해 강기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진수희 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등과 미투 캠페인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차 전 의원은 성 관련 문제를 ▦성 상품화 ▦강간 ▦권력에 의한 성희롱 내지 농단 3가지로 구분했다. 그러면서 “현재 문제가 되는 건 강간, 성 상품화가 아니다”라며 “인간의 DNA, 남자 수컷은 많은 곳에 씨를 심으려 하고 있다. 진화론에 의해 입증된 것이다. 이런 본능을 문화로 통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 전 의원의 ‘수컷’ 발언에 강 전 의원과 진 전 위원 등은 “위험한 발언”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차 전 의원은 “지금 문제는 권력에 의해 인간의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것이다. 성 상품화 등은 별도로 다뤄야 한다”며 발언을 철회하지 않았다. 진 전 위원이 “동물로서의 인간, 남성이 가진 성적 본능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식의 발언”이라고 문제 제기했지만 차 전 의원은 “아주 위험하게 왜곡했다”고 반박했다.
차 전 의원은 “인간은 문화가 있다. 이런 본능의 측면을 문화로 제어하기 때문에 당위론적으로 얘기하는 게 아니다”라며 “시대적ㆍ문화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성 상품화, 강간, 권력에 의한 추행이) 전부 연결돼 있다. 분리할 수 없는 문제”라며 “생물학적으로 남성이 가진 특성이 여성에 비해서 더 충동적이라는 주장은 생물학적 특성을 정당화하는 논리다. 이건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차 전 의원은 “이중적 태도”라며 “진화론을 보면 (남성의 성욕이 강하다는 게) 다 증명이 돼 있다”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온라인에서는 차 전 의원 발언이 성추행, 희롱 등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 청취자는 이날 “절도 욕구 등 수많은 욕구는 정당화하지 않으면서 왜 성욕만을 정당화하는지 모르겠다”며 “이중적 태도”라고 꼬집었다.
차 전 의원은 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새누리당에서 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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