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뜬 지 8년이 됐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8주기인 23일, 오후 2시부터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위치한 대통령 묘역에서 추도식이 시작됐다. 노 전 대통령의 오랜 동료이자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후 처음 열리는 이번 추도식은 참석인원 등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거행됐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열린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누가 방문했고 어떤 일이 있었을까. 노무현재단의 역대 추도식 참석자 명단 및 당시 신문기사 등을 통해 살펴봤다.
개근상은 역시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7차례 열린 추도식에 매번 참석했다. 8주기 추도식에도 역시 대통령 신분으로 참석했다. 문 대통령을 비롯 노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친노(친노무현)’로 분류되는 인물들은 빠짐없이 봉하마을을 찾았다. 참여정부 당시 총리였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던 유시민 작가,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도 ‘개근’했다.
참여정부 당시 제17대 국회에서 의장을 지낸 김원기ㆍ임채정 전 의장도 매년 봉하마을을 찾았다. 현 국회의장이자 참여정부 때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정세균 의장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새누리당 참석자는 평균 1,2명
새누리당(한나라당)도 매년 추도식에 대표자를 보냈지만 1,2명이었다. 의석수가 적은 민주노동당ㆍ통합진보당에서도 매년 1,2명이 참석한 것을 감안하면 많지 않은 수준이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은 2015년 6주기 추모식에 새누리당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로부터 공개 비판을 받았다. 당시 노씨는 김의원을 향해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그것도 모자라 선거에 이기려고 국가 기밀문서를 뜯어서 읊어대고 국정원을 동원해 댓글 달아 종북몰이를 해댔다”며 “사과나 반성은 필요 없지만 제발 나라 생각 좀 하라”고 비판했다. 2012년 대선 때 김 의원이 서해안의 북방한계선(NLL)논란을 불러일으켰고, 2015년 4ㆍ29 재보선 당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특별사면을 문제 삼았던 것을 비판한 내용이다.
공교롭게 그 해 추도식에는 이례적으로 가장 많은 10명의 새누리당 의원이 참석했다. 김무성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2번 참석해 보수진영 정치인 중에 가장 많이 참석했다. 그 외 김태호 전 경남지사, 김정권ㆍ강기윤 전 새누리당 의원 등이 추도식에 두 번 참석했다.
면박 당해도 추도제 찾은 ‘비노’ 김한길
이종걸ㆍ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 민주당계 정치인 중 일명 ‘비노(비노무현)’계로 분류되는 인물들도 최소 4회 이상 추도식에 참석했다.
김한길 전 대표는 추도식 관련 행사에서 면박을 당하기도 했다. 2013년 민주당 대표였던 그는 4주기 추도식이 열리기 직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추모행사에 참석했다. 그러나 5,6명의 추모객들이 몰려와 “여기는 김한길이 올 데가 아니다”, “무슨 양심으로 왔느냐”라며 큰소리로 항의했다. 2012년 대선 패배를 두고 ‘친노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 문제였다. 이에 대해 문재인 당시 민주당 의원은 “(추모객들이) 잘못한 일”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김 전 대표는 나흘 뒤 열린 제 4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고(故) 신해철 등 연예인도 참석… 시민 추모객은 6,000여명
일부 연예인들도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했다. 개그맨 김제동씨는 2010년 1주기 추도식 때 사회를 맡았다. 노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당시 공개 지지를 선언한 가수 고(故) 신해철씨는 세상을 뜨기 1년 전인 2013년 제 4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가수 이승환씨는 5주기 추도식에서 헌정곡 ‘폴 투 플라이’를 공개했다.
노무현재단에 따르면 매년 추도식이 거행될 때 마다 참석한 시민들이 적게는 3,000여명, 많게는 8,000여명에 이른다. 추도식 당일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봉하마을을 방문한 추모객들은 연 인원으로 1만5,000~2만여명이다. 승구봉(50) 봉하마을 이장에 따르면 추도식을 앞둔 지난 주말에도 3만명의 방문객이 봉하마을을 찾은 만큼 23일 저녁때까지 얼마나 많은 추모객이 방문할 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자료조사 박서영 solu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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