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는 9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내고 보호무역주의와 관세장벽을 배격한다는 기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7 공동성명 내용에 승인하기를 거부해 여전히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캐나다 퀘벡 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한 G7 정상회의는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규칙에 기반을 둔 무역 체제의 중요성 강조와 함께 “관세 및 비관세 장벽과 보조금을 줄여나가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열려 있고 투명하며 포괄적이면서 세계무역기구(WTO)와 일치하는 무역 합의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정상들은 성명을 통해 "자유롭고 공정하며, 상호 이익이 되는 무역이 성장과 일자리의 중요한 동력"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북미 정상회담 일정 때문에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하고 먼저 회담장을 떠나 싱가포르로 출국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공동성명을 승인하지 말라고 미 대표단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회의 기간 내내 나머지 6개국 정상들과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 등을 놓고 내내 신경전을 벌이며 대립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장을 떠나면서 캐나다와 유럽연합(EU) 등을 겨냥해 "그들이 보복한다면 실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공정한 무역 관계만 정립된다면 관세, 보조금 등 모든 무역 장벽을 없애는 게 낫다는 견해까지 밝혔다. 하지만 캐나다와 영국 등은 이 같은 엄포에 물러서지 않고 미국에 대한 보복에 나서겠다고 다짐하는 등 오히려 갈등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나기 전 싱가포르로 떠나면서 남긴 트위터 글에서 "미국은 다른 나라들이 막대한 관세와 무역 장벽을 미국의 농부와 노동자, 회사들에 지우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이 제품을 우리나라에 면세로 보내는 동안 우리는 수십 년간 무역의 남용을 참아왔고, 그것은 이제 충분히 오래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공동성명 발표 이후 회견 등을 통해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한편 G7은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의 이란핵합의(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 이후 대응책과 관련,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획득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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