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탈퇴’ 주장 파올로 사보나 대신 지오반니 트리아 경제장관 후보로
1일 주세페 콘테 총리 등 내각 취임 선서
서유럽 최초의 포퓰리즘 정부로 기록될 이탈리아 오성운동(M5S)과 동맹(La Lega)의 연립내각이 총선 실시 후 89일 만인 1일(현지시간) 출범한다. 불과 4일 전 내각 구성 과정에서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과의 이견으로 사퇴를 선언했던 주세페 콘테 총리 후보가 새로운 내각 구성을 마치고 이날 취임 선서를 하게 됐다. 이탈리아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이탈렉시트 우려까지 낳았던 정정 불안이 우여곡절 끝에 일단락된 것이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루이지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와 마테오 살비니 동맹 대표는 지난달 31일 공동 성명을 통해 “오성운동과 동맹의 정부를 세우기 위한 모든 조건이 충족됐다”고 발표했다.
내각 구성 지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감을 해소하기 양당 대표가 이견을 서둘러 봉합하면서 새 정부 구성이 가능해졌다. 이들은 이날 로마에서 만나 연정 출범 무산 위기를 초래한 EU 회의론자 파울로 사보나 대신 로마 토르베르가타 대학의 정치경제학 교수 지오반니 트리아를 경제부 장관에 앉히기로 했다. 트리아는 EU의 경제 관여에 비판적이지만 EU 탈퇴 등 과격한 정책을 주장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보나는 경제부 장관 대신 EU담당 장관을 맡게 됐다.
콘테 지명자는 이날 마타렐라 대통령의 긴급 호출을 받고 다시 내각을 꾸릴 임무를 부여 받은 뒤 디 마이오, 살비니 대표와 함께 조정한 내각 명단을 제출해 승인 받았다.
새 내각에는 저소득층을 위해 월 780유로(약 100만원)의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한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가 노동장관으로, 수 십만 명의 해외 이주자를 출신국으로 되돌려 보내겠다고 약속한 살비니 동맹당 대표가 이민 정책을 총괄할 내무장관으로 포함됐다. 콘테 지명자는 디 마이오 대표와 살비니 대표가 나란히 부총리 직책도 수행한다고 소개했다.
새 내각은 이후 상원과 하원 양원의 신임투표 관문을 넘어야 공식 인정을 받는다. 오성운동과 동맹의 합계 의석이 과반을 넘는 만큼 새 내각은 이변이 없는 한 신임투표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오성운동과 동맹이 연정 구성 노력을 중단한 직후, 마타렐라 대통령이 과도 내각을 이끌 총리 후보로 지명했던 국제통화기금(IMF) 고위 관료 출신의 카를로 코타렐리 지명자는 이날 오후 정부 구성권을 전격 반납, 포퓰리즘 연정 출범의 길을 터줬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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