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서 반대 입장 재확인
민주당 도입 검토 여론일자
“취득ㆍ양도세와는 성격 달라… 부동산 대책 카드로 부적합”
“내달 10일 만료 한중 통화스와프 현재 실무협의... 좋은 결과 기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여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부동산 보유세 인상과 관련, 반대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보유세를 부동산 대책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정부 쪽 책임자의 확고한 생각이다.
김 부총리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보유세 문제에 대한 입장은 변함 없다”며 “보유세는 투기대책으로는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거래세와 달리) 보유세는 실현된 이익이 아니라 보유한 것(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라며 양도세 인상 등과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취임 후 김 부총리는 줄곧 “보유세는 취득세나 양도세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 현재 부동산 문제는 전국적 과열이 아닌 일부 지역이 주도하는 지역적 현상인 만큼 보편적 수단인 보유세를 카드로 쓸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에 앞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필요하면 초(超)과다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7일 “초과다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추가조치 등을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총리의 이날 기자간담회 발언은 이 같은 여당의 요구에 “현재로선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을 명확히 해, 사실상 이 문제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해석된다. 여당 일각에선 보유세 인상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야당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청와대 등 여권 일부도 참여정부 당시 경험 등을 들어 보유세 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지금 단계에서 대책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부총리의 이날 발언을 감안하면 보유세에 신중한 문 대통령의 태도는 바뀌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김 부총리는 또 다음달 10일 만료되는 한ㆍ중 통화스와프(급격한 자본유출 상황에서 자기 나라 통화를 담보로 다른 나라 통화나 달러화를 빌려올 수 있는 사전 약정)가 한ㆍ중 관계 악화로 갱신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에는 “현재 중국과 실무적으로 협의 중이고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답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고소득자ㆍ대기업 증세에 더해 면세자 비율을 줄이는 보편적 증세가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여전히 검토할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면세점 이하가 전체 근로자의 46.8%여서 과세 형평성 측면에서는 축소하는 게 맞지만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감안한다면 검토할 부분이 많아 조만간 출범할 조세특위에서 다시 의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서 사회간접자본(SOC) 지출을 20% 줄인 것이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비판에는 적극 반박했다. 그는 “SOC는 성장에 도움이 되고 복지는 다르게 보는 이분법적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길게 보면 사람에 대한 투자가 성장에 더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SOC 예산 감축으로 지역경제나 지역고용이 영향을 받는 것은 보완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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