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에 실패한 미술대학 졸업생이 생활비 마련을 위해 마약 제조에 나섰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해 5월부터 약 8개월 동안 서울 용산구 주택가에서 시가 16억원 상당의 필로폰 500g을 직접 제조해 판매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로 황모(32)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황씨는 취업이 되지 않자 생활비 마련을 위해 마약 제조에 나섰다. 마약관련 서적을 읽고 독학으로 마약 제조법을 터득한 황씨는 약국에서 필로폰 제조에 필요한 원료물질이 들어있는 감기약 등을 구입했다.
서울 용산구 주택가에 제조공장을 마련한 황씨는 필로폰 500g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시가 16억원 상당으로 1만7,000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황씨는 제조한 필로폰 일부를 인터넷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판매해 고객 40여명으로부터 약 2,000만원을 챙겼다.
경찰 조사 결과 황씨는 마약을 제조할 때 발생하는 악취로 의심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마약제조공장을 목공예공장으로 위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하실 외벽을 모두 막고 대형 환풍기를 설치했으며, 심야 시간을 이용해 필로폰을 제조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황씨와 함께 판매자 및 구매자 49명을 추가로 검거하고 필로폰 약 371.57g을 압수했다. 공범 여부를 수사하는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 방송통신위원회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인터넷과 SNS 상의 마약 관련 광고 글을 차단하기로 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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