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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세모호 「오대양」 건널까(세모왕국: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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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세모호 「오대양」 건널까(세모왕국:하)

입력
1991.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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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줄 전면봉쇄등 최악위기/세무조사 임박에 매출액은 곤두박질/유사장 공백… 눈덩이사채 변제부담도오대양사건 재수사로 최악의 위기를 맞은 세모왕국은 그들의 주장대로 핍박과 고난을 딛고 지상에서 다시 구원받을 수 있을 것인가.

굳건한 종교적 신념을 바탕으로 철옹성처럼 보이던 세모왕국은 검찰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감당키 힘든 내우외환속에 균열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미 은행대출이 중단되는 등 자금조달경로가 폐쇄되고 국세청의 전면세무조사가 임박해 있는데다 매출액 격감으로 인한 경영수지의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세모를 혼자 일으켜 키워오다시피한 유병언 사장의 카리스마가 공백을 맞으면서 세모의 가장큰 재산인 결집력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우선 세모가 떠안아야하는 가장큰 부담은 막대한 사채의 변제문제이다. 현재까지 수사가 진행중이나 유사장의 사기혐의가 법원에서 인정될 경우 오대양 채권자들의 사채자금변제 책임을 세모가 져야하기 때문이다.

오대양채권단 모임인 「진상규명투쟁위원회」(회장 박종태·52)에 의하면 87년 사건당시 신고된 채권자가 3백48명,피해액은 1백90여억원이었고,신고되지 않은 피해액도 2백9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이밖에 검찰조사에서 지난 82년부터 86년사이 서울 광주 수원 등지에서 사채 11억4천여만원,오대양 사채중 4억6천여만원 등 16억여원을 유씨가 사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송재화·강석을씨 등 각 지역자금책들의 직접 피해자들도 변제를 요구하고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등 앞으로 수사결과에 따라 더많은 피해자들이 드러날것으로 예상돼 액수는 엄청나게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모는 검경의 수사이후 사채모집·은행대출·신협 자금이용 등 자금조달경로가 봉쇄되면서 조선·건설·자동차 등 그동안 확장을 거듭해온 업체들이 심각한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6월말 현재 경기·조흥 등 12개 시중은행으로부터 5백억원정도를 대출받고 회사채가 2백50억원,단자회사로부터의 대출액이 10억원에 이르는 세모는 신규대출이 전면 중단되고 상장회사의 어음까지 할인이 중단되는 상황을 맞았다.

또 여론이 악화되면서 사채유입은 중단되고 서울의 한평신협,대구의 보전신협 등 구원파교회의 신협들도 예금주들의 인출사태를 맞고있다.

이같은 자금압박은 지난달 25일 계열회사인 인천의 세모화학(페인트 원료생산업체)이 주거래은행인 경기은행에서 6억5천만원의 1차부도를 낸 사실에서도 알수있다.

국세청은 검찰수사결과 거액의 사채를 끌어다 쓰는 등 음성적인 자금조달로 회사를 경영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유사장의 개인소득세 부분과 함께 세모에 대한 전면세무조사 방침을 밝히고 이미 내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세모 15개 사업부 등 기업경영전반에 대한 조사와 전국에 1천억원에 달하는 세모소유 부동산 거래내역을 밝혀 조세시효인 5년간의 탈루세금을 한꺼번에 추징할 방침이어서 세모로선 엄청난 위기를 맞게됐다. 세모는 지난 79년 설립된 이래 86년 단한차례 세무사찰을 받아 32억원을 추징당한바 있다.

세모는 또 악화된 여론으로 인해 식품사업·한강유람선·연안여객사업 등 주력업종의 매출격감으로 큰 타격을 입고있다.

세모직원 최모씨(29·여)는 『한강유람선과 선상레스토랑 등이 언론들의 보도로 인해 평소보다 이용객이 절반이하로 떨어지고 스쿠알렌 등 방문판매로 나가던 식품들을 찾는 사람도 끊겼다』고 밝혔다.

보다 심각한것은 사실상 모든 경영권을 행사,1인 경영체제를 구축해온 유사장의 구속이 가져온 경영공백과 60% 이상 직원이 구원파 신도로 알려진 기업내부에서 구심점상실로 인한 총체적 결속의 와해가능성이다.

세모측은 유사장 구속을 전후해 전직원이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간부들도 잇따라 대책회의를 여는 등 대책마련과 결속을 다지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구원파 신도가 아니거나 초심자의 경우 상당한 동요의 조짐을 보인다는게 관계자들의 걱정이다.

그러나 금융권의 신규대출 중단과 채권확보·부도·도산으로 이어져온 우리나라 일반 기업의 와해과정과는 달리 세모왕국은 살아남을 가능성도 있다.

「세모타운」의 집단생활에서 볼수있듯 종교적 믿음과 자신들을 음해하려는 세력들로부터 나온 주장들이 언론을 통해 확대됐다는 피해의식이 세모직원들과 구원파 신도들의 결속을 오히려 강화시킬수도 있기 때문이다.<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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