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민 의원 등 13명 실험동물 일반분양 돕는 법안 발의
동물단체들 환영 “법안 통과되면 국가기관부터 실천 필요”
실험에 동원된 후 대부분 안락사됐던 실험동물의 일반 분양을 돕는 법안이 발의됐다. 그동안 실험기관들은 모호하게 규정된 실험이 종료된 동물에 대한 반출규정 등을 이유(본보 1월7일자 불법 번식장에서 실험실로… 벼랑 끝 강아지들)로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폐기처분 해왔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3명은 최근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 일명 ‘실험동물지킴이법안’ 2종을 대표 발의했다.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실험 이후 회복된 동물을 일반에 분양하거나 기증할 수 있도록 한 게 골자다. 현행법은 실험이 끝난 동물이 회복할 수 없을 경우에는 고통을 주지 않는 방법으로 처리토록 하는 내용만 명시돼있고 회복 동물에 대해서는 특별한 처리 규정이 없어 안락사 시키는 일이 빈번했다. 개정안은 회복 동물의 사후처리를 규정함으로써 실험동물의 불필요한 죽음을 막을 것으로 의원 측은 기대했다.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통해서는 동물실험시설이 무등록 공급자에게 동물을 공급받는 것은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자에 대한 제재 규정을 마련하도록 했다. 또 실험동물운영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 의무를 위반했을 때도 처벌받도록 명시했다. 제재규정 미비로 유명무실화 되고 있는 현행법의 문제를 보완한 것이다.
기동민 의원은 “반려동물 뿐만 아니라 실험동물도 동물복지의 대상”이라며 “불필요한 동물의 희생을 막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기 의원과 함께 김상희, 우원식, 윤관석, 인재근, 전혜숙, 전현희, 강훈식, 권미혁, 금태섭, 신창현, 이재정, 이철희 의원 등 총 13명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2015년에 실험에 사용된 동물의 숫자는 250만 7,000 마리로, 2012년부터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실험동물 복지법안 발의에 동물단체들도 환영의 뜻을 전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이형주 대표는 “실험동물의 복지향상을 위한 법안 발의를 환영한다”며 “이번 법안이 원안 그대로 통과되고, 통과된 후 검역원, 국립대학 등 국가기관부터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어웨어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 2014년 미네소타주에서 공공기금으로 운영되는 교육기관의 실험시설에서 실험 종료 후 회복된 개와 고양이를 안락사시키는 대신 일반인에게 분양시킬 것을 의무화한 것을 시작으로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네바다, 뉴욕 등 5개 주에서 유사한 법을 시행하고 있다. 또 일리노이, 하와이 등의 주에서도 실험동물 분양에 관한 법을 논의 중이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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