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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미술관'은 예산 블랙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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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미술관'은 예산 블랙홀

입력
2014.09.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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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화백 "작품 1점 62억 작가도 있어... 기증 가능성 없고 90%이상 화랑 통해 구입해야"

작품구입비만 수 백억 들 듯

“겁이 나서 입도 못 떼겠습니다.”

11일 오후5시쯤 대구시청 2층 대회의실. 이우환(78) 화백은 “세계 수준급의 작가들이 동참하는 미술관은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며 “현재 설계중인 ‘만남의 미술관’(부제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에는 세계적인 작가 11, 12명이 동참할 예정이며 작품구입 가격은 계산이 안될 정도”라고 말했다. 이 화백은 “일부 작가는 작품 당 500만(51억8,000만원)∼600만 달러(62억1,000만원), 300만(31억여원)∼400만 달러(41억4,000여만원)인 경우도 4, 5명에 이른다”며 “이들이 작품을 기증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잘라 말했다.

원점 재검토 방침으로 찬반논란이 일었던 이우환미술관은 끝내 작품제작 지원비와 구입비에 대한 예산 규모를 맞출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대구시가 정확한 청사진도 없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다는 비난을 면키 힘들게 됐다.

시에 따르면 현재 실시설계중인 이 미술관에는 2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투자 예산에 대한 청사진이 불명확해 올 연말 예정인 미술관 착공은 불투명한 실정이다. 2016년 완공예정인 이 미술관은 297억원의 예산으로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 인근 두류공원에 부지 2만5,868㎡,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세계적 건축가인 일본 안도 다다오가 실시설계 중인 이 미술관에는 지하 1층에 들어설 15개 전시실 중 1, 2개를 이 화백이 쓰고, 10명 남짓한 작가들이 각각 전시실 1개씩 사용한다. 이 화백은 매년 2, 3회 2, 3개의 방에서 기획전시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들 미술가들의 작품제작 지원비와 구입비로 1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으나 작가들의 작품이 한 점당 수십 억원을 호가하면서 당초 계획으로는 절대로 작품을 구입할 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작가들은 미술관 건립 후 전시실을 둘러본 후 작품을 구상하겠다는 경우도 있어 몇 년 후 계약 시점에는 작품 구입비가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 화백은 “작품 중 90%는 화랑을 통해 구입해야 하며 기증받지는 못할 것”“전시 작품은 작가 당 한 점이 될 가능성이 크며, 외국에서도 찾아오는 미술관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화백도 작품제작 지원비와 구입비에 대한 해결책은 없다고 밝히면서 지자체 대신 민간이 나서서 미술관을 건립하고 작품을 사들이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예산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시민들의 반대 여론이 클 경우 민간이 미술관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가 무리하게 미술관을 착공할 지, 민간으로 전환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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