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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둘러싼 두 얼굴… 겉으론 대화, 속으론 무기 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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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둘러싼 두 얼굴… 겉으론 대화, 속으론 무기 사재기

입력
2016.08.2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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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베트남 어업 협력 합의에도

베트남 잠수함ㆍ초계기 도입 추진

필리핀, 中과 회담 개최 희망하며

공군기지에 美 공격기 배치 나서

지난달 12일 중국군이 공개한 남중국해 대규모 군사훈련 장면. 중국군망은 이번 훈련에 100여대의 함정과 수십대의 군용기가 동원됐다고 전했다. 중국군망 캡처. 연합뉴스
지난달 12일 중국군이 공개한 남중국해 대규모 군사훈련 장면. 중국군망은 이번 훈련에 100여대의 함정과 수십대의 군용기가 동원됐다고 전했다. 중국군망 캡처. 연합뉴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러싼 이해 당사국들이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를 추진하면서도 한편에서는 첨예한 군비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부인한 국제 상설분쟁재판소(PCA) 판결 이후 남중국해 분쟁이 격화하자 대화를 통해 갈등 수위를 조절하면서도 영유권 다툼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군비확충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해경국과 베트남 해경사령부는 26일 베이징에서 회담을 하고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충돌을 방지하고 어업활동 질서를 확립하는 협력방안에 합의했다. 양국 간 해양경찰 당국의 실무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트남은 또한 2017년 중국에서 열리는 해양훈련에 파견단을 보내기로 했으며 어업감시활동 중에 양국 파견인력이 상대방 함선에 올라 견학하는 기회도 갖기로 했다.

하지만 양국 간 협력 분위기와 다르게 베트남은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군사력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로부터 킬로급 잠수함 6대를 구매해 배치했으며 미국 측에 고성능 해안 레이더 체계와 P-3 대잠초계기, F-16 전투기 등의 도입을 타진하고 있다. 또한 일본 자위대의 잉여 P-3C를 사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앞서 23일 “중국을 화나게 해 관계를 단절하기보다 대화하는 게 낫다”며 중국과의 연내 회담 개최를 희망했다. 이에 반해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이 남중국해 스카보러 암초 해역에 잠수함을 배치한 이후 올 6월 자국 공군기지에 미군의 E/A-18G 그라울러 전자전 공격기 4대 배치를 허용하는 등 미국과의 군사협력을 한층 강화했다.

인도네시아도 남중국해에 인접한 나투나 제도에 새 항만과 활주로를 건설하는 등 내년 말까지 군사기지 확장에 나설 계획이라고 현지언론이 전했다. 확장된 기지에는 구축함 5대와 F-16기 5대, 신형 레이더와 대공 미사일 등이 배치된다. 인도네시아는 자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이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기준으로 제시하는 ‘남해 9단선(南海九段線)에 포함되자 중국과 어업 갈등을 빚어 왔다.

영유권 분쟁의 불씨를 댕긴 중국은 진작부터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남해함대의 전력 증강에 힘써 왔다. 7,500톤급 이지스함만 모두 6척을 배치했고, 이르면 내년 신형 항공모함도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2014년부터는 094형 진(晉)급 탄도미사일 발사 핵잠수함(SSBN)을 배치했고, 시사(西沙)군도 융싱다오(永興島)에 HQ-9 지대공미사일 포대를 배치하는가 하면 난사(南沙군도 츠과자오(赤瓜礁) 등 일부 인공섬에는 전략폭격기와 최신예 전투기 이착륙 시설도 건설하는 등 남중국해 전역을 사실상 군사기지화하고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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