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 인원 1.8배로 늘어나고
대학도 등급 간 큰 점수차 안 둬
문항 유형ㆍ배점 등 기존과 같아
EBS 교재 3회 이상 정독해야
국어ㆍ수학ㆍ탐구영역 성적으로
주요 대학 정시 판가름 전망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가장 크게 달라지는 점은 영어 영역 절대평가 도입이다. 기존 상대평가에서는 다른 학생들과 성적이 비교돼 등급이 결정됐지만, 절대평가에서는 본인의 성취 수준에 따라 등급이 결정된다. 과열된 사교육과 불필요한 경쟁을 막기 위한 조치다. 원점수가 100~90점이면 1등급, 89~80점은 2등급 등 원점수 10점 단위로 1~9등급으로 나뉜다. 수능성적표에는 원점수와 표준점수 등 점수 없이 등급만 나오게 된다. 각 대학은 영어 등급을 입시에 어떻게 반영할 예정이며, 학생들은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지 알아봤다.
대학별 영어 반영방법 꼼꼼히 체크하기
수시의 경우 주요대학 대부분이 영어 등급을 최저학력기준 과목 중 하나로 인정한다. 2개 영역 2등급 이내의 경우 영어 2등급도 1개 과목으로 인정해주기 때문에 수시 최저 학력기준을 충족하기가 전보다 쉬워질 전망이다. 하지만 연세대와 성균관대는 타 과목에서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해도 영어가 반드시 2등급 이내 진입해야 하고, 1등급을 요구하는 의대도 있다. 주요대 수시 입학을 위해서는 최소 2등급 이내는 갖춰놓는 것이 좋다.
정시는 대학별로 영어 등급을 반영하는 방법이 천차만별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영어 반영 비율을 적용해 점수 산출에 활용하는 대학이 188개교로 가장 많고, 최저학력기준 39개교, 가점 부여 12개교, 감점 부여 7개교다. 서울대와 고려대는 낮은 등급에 대해 감점을 한다. 서울대는 2등급부터 -0.5점씩, 고려대는 2등급은 -1점 감점하고 3등급부터는 -2점씩 감점한다. 높은 등급에 가산점을 주는 곳은 중앙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이다. 중대는 1,2등급의 차이가 0.5점, 서강대는 1점, 성대는 인문계열 3점 자연계열 2점으로 등급별 가산점 차이가 크지는 않다. 반영비율을 정해 환산점수를 적용하는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은 등급 간 점수차가 크다. 연세대는 1,2등급 간 차이가 5점, 이대 10점, 경희대 8점 등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서울대처럼 영어 감점이 적은 곳은 영어를 잘하는 학생들이 불리하고, 반대로 영어 등급 간 점수차가 큰 대학은 영어 잘하는 학생들이 유리할 수 있으므로 대학 선택 시 영어 반영방법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어 절대평가제 도입으로 1등급 인원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상대평가였던 2017년 수능에서 1등급은 전체 응시인원의 4.4%(2만4,244명)였으나, 절대평가를 적용하면 1등급이 응시인원의 7.8%(4만2,867명)로 대폭 늘어난다. 1등급 인원이 1.8배 정도 증가하는 것이다.
영어 1등급 학생이 많아지면서 영어의 영향력이 작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대부분 대학이 비율 반영이나 가ㆍ감점 부여 방식으로 영어 등급을 활용할 예정이지만 등급 간 점수 차가 크지 않아 상위권 대학에서는 영어 등급의 영향력이 매우 미미하다”며 “상위권 대학 정시 모집은 국어ㆍ수학ㆍ탐구 영역의 성적으로 합격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답 빨리 찾기보다 정확한 독해가 중요
영어 평가방식은 바뀌었지만 영역별 문항 수는 듣기 17문항, 읽기 28문항으로 기존과 동일하고 배점, 시험시간, 문항 유형도 똑같다. 또 예년처럼 EBS 방송교재에서 문제의 70%가 연계돼 출제된다. 하지만 첫 절대평가 시험이라 어느 정도 난이도로 출제될지 알 수 없으므로, 절대평가만 믿고 너무 만만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EBS 방송교재를 중심으로 공부하되, 모든 교재를 최소 3번 이상 정독하는 게 좋다. 그 동안 수능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평가 기출문제도 기본으로 챙기자.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최근 2,3년간 수능과 모의평가 기출문제를 풀면서 고정적으로 출제되는 유형을 파악해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며 “각 문제 유형별 특성을 고려해 시간을 배분하고 독해 시 집중도 조절을 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자신이 잘 맞히는 유형과 취약한 유형을 구분하고 어휘, 구문 파악 능력, 문제 푸는 요령 중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파악해 보충해야 한다.
성적대별 맞춤형 학습전략도 필요하다. 모의고사에서 90점대(1등급)를 받는 상위권이라면 EBS 교재뿐 아니라 다양한 고난도 문제들을 풀어보는 훈련을 하면 좋다. 또 정답을 빨리 찾기 보다는 자신이 영어 지문을 정확히 독해하고 문제를 푸는지 체크해보자. 성적 상위권 학생들의 1,2등급을 가르는 고난도 문제는 올해도 비연계 지문을 활용한 빈칸 추론과 간접쓰기(흐름과 무관한 문장ㆍ주어진 문장의 적합한 위치 찾기, 글의 순서파악하기, 문단 요약하기) 문항이 될 전망이다. 이만기 소장은 “고난도 유형은 EBS 방송교재에서 변형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EBS 방송교재를 공부할 때 빈칸과 간접 쓰기로 변형 가능한 지문들을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80점대(2등급) 학생들은 어법, 어휘에 가장 좋은 교재인 과거 수능ㆍ모의고사 기출문제부터 꼼꼼히 분석하자. 출제 가능한 유형을 압축해 학습하고, 실전처럼 어법, 어휘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좋다. 또 1등급으로 성적을 올리려면 빈칸 쓰기, 간접쓰기 유형 등 고난도 문제 풀기 훈련을 해야 한다. 2점짜리 문제들을 먼저 풀어서 자신감을 확보하고, 고난도 3점짜리 유형에 다가가 보자.
80점 미만(3등급 이하) 학생들은 기본적인 독해력을 높이는데 집중해야 한다. 임성호 대표는 “이 점수대 학생들은 단어 몇 개를 바탕으로 문제를 푸는 경우가 많은데, 2등급 이상으로 성적을 올리려면 제시문을 올바르게 읽고 정답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며 “비교적 답을 찾기 쉬운 유형인 글의 주제ㆍ제목ㆍ요지 찾기 등의 유형에서의 독해력 향상에 초점을 두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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