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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모든 비리의 ‘몸통’으로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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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모든 비리의 ‘몸통’으로 드러나

입력
2016.11.2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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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ㆍK스포츠 설립ㆍ자금모금 주도

최순실 밀어주려 대기업 총수 압력도

민감한 문건유출도 박 대통령이 지시

“최순실은 종범… 박 대통령이 주범”

박근혜(가운데) 대통령이 모든 비리의 ‘몸통’인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왼쪽은 최순실, 오른쪽은 안종범 전 수석.
박근혜(가운데) 대통령이 모든 비리의 ‘몸통’인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왼쪽은 최순실, 오른쪽은 안종범 전 수석.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미르ㆍK스포츠 재단 비리와 대기업으로부터의 자금강탈,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의 사실상 주범으로 결론 내렸다. 검찰은 박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60)씨와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공소장에 이 같은 사실을 명확히 적시했다. 박 대통령이 이번 사건의 단순 공범이 아니라 비리의 정점에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검찰 수사결과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미르ㆍK스포츠 재단 설립을 직접 기획하고 최순실씨에게 재단설립 지원을 요청했다. 최씨는 박 대통령의 요청을 받고 재단 인사와 운영을 장악했다. 박 대통령은 안종범 전 수석에게 “10대 그룹 총수들을 단독 면담할 것이니 일정을 잡아달라”고 지시한 뒤 이재용 삼성 부회장 등을 순차적으로 만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같은 해 10월 “재단명칭은 용의 순수어로 신비롭고 영향력이 있다는 뜻을 가진 ‘미르’로 정하라”고 안종범 전 수석에게 지시하는 등 재단 이름을 직접 짓기까지 했다. 박 대통령은 미르 설립이 끝나자 같은 해 12월에는 안종범 전 수석에게 K스포츠 임원진 인사와 사무실 위치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고 재단 정관과 조직도를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최씨 민원을 들어주기 위해 개별 기업에 직접 압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최씨는 딸 정유라씨의 초등학교 동창 학부모로부터 현대차 납품 청탁을 받자, 박 대통령은 이를 알고 안종범 전 수석을 시켜 현대차 납품이 이뤄지도록 했다. 최씨가 설립한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가 현대차와 KT에서 광고를 수주할 수 있도록 개입하기도 했다. 올해 3월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직접 만나 경기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과 관련해 75억원을 투자하도록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독대해 여자 배드민턴팀 창단을 요구하고, 안종범 전 수석을 통해 외국인전용 카지노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장애인 펜싱팀 창단을 추진해보라고 지시했다. 최씨는 두 회사에 체육팀이 창단되면 선수 매니지먼트를 자신이 설립한 더블루케이가 맡아 돈벌이를 할 계획을 세웠다.

박 대통령은 문건유출에도 직접 관여했다. 박 대통령은 정호성 전 비서관을 통해 국토교통부로부터 공무상 비밀문건인 경기 하남시의 ‘생활체육시설 추가대상지 검토’ 자료를 보고 받은 후 최순실씨에게 전달하도록 했다.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 지시를 받아 2013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장차관 인사와 국무회의 및 수석비서관 회의자료 등 공무상 비밀내용을 담고 있는 문건 47건을 최순실씨에게 이메일이나 인편, 우편으로 전달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몸통은 최순실이 아니라 박 대통령이라고 봐야 한다. 설마 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의 변호를 맡고 있는 유영하 변호사는 “검찰 수사결과는 상상과 추측에 불과하며, 한 줄기 바람에도 허물어지고 말 사상누각”이라고 반박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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