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1반 담임 고 유니나(28ㆍ여) 교사를 태운 운구 차량이 11일 오전 장례식장을 출발해 단원고 정문에 들어섰다. 교정에 길게 늘어선 교복 차림의 제자들이 먼 길 떠나려는 스승을 눈물로 맞았다.
유 교사의 오빠 건우(30)씨가 환하게 웃고 있는 여동생의 영정을 가슴에 안고 차량에서 내리자 학생들의 훌쩍이는 소리가 이내 울음바다로 변했다. 학생들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연신 눈물을 떨구면서 선생님의 영정을 2학년 1반 교실로 안내했다.
복도에 줄지어 선 학생들은 선생님이 지날 때마다 울먹이며 “선생님, 감사했어요.” “유니나 선생님, 잊지 않을게요”하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하염없이 흐느끼는 학생들과 함께 선생님 영정은 교실에 다다랐다. 책상마다 국화꽃이 놓여진 담임교실은 하얀 꽃밭으로 변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날 선생님을 위로했다.
‘유니나쌤♡’ ‘유니나 선생님, 꼭 돌아오세요’ 담임교실과 2학년 교무실에는 제자들이 남겨 놓은 빛 바랜 편지들이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니나가 왜…” 54일간의 긴 기다림에도, 얼굴 한번 만져보지 못하고 보내야 하는 원통함에도, 참고 또 참아왔던 유 교사의 어머니는 딸이 평소 사용했던 교무실 책상 앞에서 끝내 무너져 내렸다. 어머니의 통곡에 참담한 표정으로 버텨온 유 교사 아버지도 그녀와 소중한 추억을 함께 한 남자친구도 함께 눈물을 쏟았다.
유 교사는 수원 연화장에서 화장된 후 사랑하는 제자들이 잠든 화성 효원납골공원에 모셔졌다.
앞서 이날 오전 5시40분에는 단원고 2학년 7반 고 안중근(17)군의 장례가 안산 군자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전남 진도실내체육관과 빈소에서까지 함께 했던 ‘21번 안중근’이 새겨진 두산 베어스 야구팀 유니폼은 발인 때까지도 안군의 옆을 떠나지 않았다. 가족과 친지, 친구들의 눈물 속에 장례식장을 떠난 안 군은 수원 연화장에서 한 줌의 재가 돼, 같은 반 친구들이 모여있는 평택 서호추모공원 납골당에 안치됐다.
이날 유 교사와 안 군의 발인이 엄수됨으로써 현재 단원고 실종자는 교사 2명과 학생 6명이 남게 됐다.
안산=김기중기자 k2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