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이 엇갈리는 세계 경기와 달리, 국내 경기 전망은 잿빛 일색이다. 13일 국책연구기관들은 잇따라 국내 산업과 경기에 경고음을 높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간한 'KDI 경제동향 1월호’에서 국내 경기를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수출도 위축되는 등 경기둔화 추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작년 11월부터 3개월 연속 국내 경기가 둔화됐다고 진단하며, 그 정도도 ‘둔화→점진적 둔화→둔화 추세 지속’ 등으로 표현수위를 높이고 있다.
KDI는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이 경기 둔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봤다. 소매판매액 증가 폭이 축소되고 투자 감소 폭은 확대되는 등 내수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경제를 지탱했던 수출까지 우려된다는 것이 KDI의 판단이다.
산업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를 통해 제조업 경기 하락세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산업연구원은 올 1분기 제조업 시황과 매출 전망이 각각 83과 85로 집계돼 지난해 4분기 대비 각각 9포인트, 10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3분기 연속 하락이다. 내수 전망(93→84)이 수출 전망(96→93)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고, 설비투자(96→95)와 경상이익(93→82) 등 주요 항목 전망도 대부분 하락했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 분기 대비 경기 개선을, 0에 근접할수록 악화를 의미한다.
업종별로도 반도체 전망은 90으로 전 분기 대비 21포인트 급락했고, 자동차(93→78)와 철강금속(94→77) 등 주력 업종 대부분이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 암울한 경기 상황을 예고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91)이 4분기 만에 100 밑으로 떨어지고, 중소기업(83)도 부진했다. 한편 국내 제조업 올해 연간 매출 전망은 91로 지난해(101)보다 10포인트 떨어졌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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