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내외께 특별히 감사드림. 함께 멋진 시간을 보냈음. 문대통령과 함께 강력한 한-인도 협력관계를 위해 앞으로도 협력하겠음.”
지난주 한국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트위터 게시글이다. 완전한 문장 종결어미를 쓰는 대신 명사형으로 적었다. 누리꾼들이 즐겨 쓰는 ‘음슴체’를 사용한 것이다. 모디 총리는 한국과 관련해 트윗글을 한국어로 작성하여 유명한데, 2017년에는 “문재인 후보의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고 하여 하십시오체를 썼다. 2015년 한국 방문 때는 “한국 국민 여러분 안녕하세요!”라는 해요체를 쓰기도 했다.
음슴체는 서술어를 ‘먹음’, ‘감격함’, ‘보았슴’처럼 ‘음’이나 ‘슴’으로 적어 문장을 끝내는 것을 가리킨다. ‘보았슴’의 경우 규범적으로는 ‘보았음’이 맞지만 정확한 표기를 몰라서거나 재미를 위해서 누리꾼들은 흔히 ‘보았슴’으로 적는다. 인터넷에서 쓰이기 시작해 지금은 젊은 누리꾼들의 입말 대화에서도 잘 쓰인다.
이러한 음슴체는 두 가지 동기에서 사용된다. 문장마다 해요체나 하십시오체로 끝맺는 것에 비해 간결하게 적음으로써 시간과 노력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높임말이 중화된 형식이라서 높임말을 쓸지 반말을 쓸지 고민할 필요가 없는 점도 음슴체 사용의 한 장점이다. 빠른 인터넷 소통에 효과적인 표현인 것이다.
그렇다면 모디 총리는 어떤 동기에서 하십시오체나 해요체를 버리고 음슴체로 바꾸어 쓴 것일까? 단순히 간결하게 적거나 높임법을 중화시켜 표현하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하겠다. 아마도 한국의 젊은 누리꾼들이 인터넷에서 즐겨 쓰는 음슴체를 사용함으로써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한 인도인들의 높은 관심과 친근함을 전달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
이정복 대구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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