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이상 평균적으로 하루 3잔 이상 커피를 섭취한 경우 노년에 수면 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경기도 성남지역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노인 162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이 도출됐다고 8일 발표했다.
20년 이상 하루 3잔 이상 커피를 섭취한 이들의 수면 질이 떨어지는 이유는 뇌에서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분비하는 ‘솔방울샘(송과체, Pineal Gland)’의 부피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일일 평균 커피 소비량과 평생 커피 소비 지속 시간을 곱해 ‘평생 누적 커피 소비량’을 계산해 54명씩 세 그룹으로 나눠 솔방울샘의 부피와 수면의 질을 평가했다.
그 결과 하루 평균 3잔 이상씩 20년 이상 마신 이들의 솔방울샘 평균 부피는 약 70mm³로 이들 보다 커피 섭취량이 적은 두 그룹보다 20%(90mm³)이상 작았다. 이들 각 그룹의 하루 평균 커피 섭취량은 각각 3.06잔, 1.3잔, 0.64잔이었다.
연구팀은 “솔방울샘의 크기가 줄어들수록 수면의 효율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결과적으로 장기간 커피를 과다 섭취할 경우 솔방울샘에 영향을 미쳐 노년기에 수면의 질이 나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웅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장기적 관점에서 커피 소비와 수면 관계를 처음으로 연구 발표 한데 의미가 있다”며 “커피와 함께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카페인 함유 음료를 장기간에 걸쳐 섭취할 경우 솔방울샘과 수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으로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수행 중인 ‘한국인의 인지노화와 치매에 대한 전향적 연구’에 따라 수행된 이번 연구는 수면 관련 국제저널인 ‘SLEEP’지의 7월호에 게재됐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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