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인적 쇄신을 이끌 조직강화특별위 전원책 변호사가 11일 새 당협위원장 심사 기준으로 “국가에 대한 의무”를 거론하며 “병역·납세 의무를 다하지 못한 자가 명색이 보수주의 정당에서 국회의원이 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무성 의원, 홍준표 전 대표의 차기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놓고 “본인들이 큰 그릇이라면 빠지고, 끝까지 고집하면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공식 출범한 한국당 조강특위는 전 변호사를 비롯해 외부인사 4명을 확정 지으면서 본격적인 인적 쇄신 작업에 착수한다. 조강특위가 차기 총선과 직결되는 당협위원장 임명에 전권을 가지면서 당내 긴장이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총 7명 위원 가운데 외부위원엔 애초 참여하기로 알려진 전 변호사, 이진곤 전 새누리당 윤리위원장, 전주혜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외에 강성주 전 포항 MBC사장이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내부위원은 당헌⋅당규에 따라 김용태 사무총장이 위원장을 맡고, 김석기⋅김성원 의원이 참석한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조강특위 위원 임명안을 의결한 뒤 기자들과 만나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성 확보에 중점을 뒀다”며 “외부압력이나 영향력에 흔들리지 않는 분들은 추천받았다”고 영입기준을 밝혔다.
조강특위는 전 변호사가 사실상 전권을 쥐고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전 변호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부위원은 논의와 표결에서 빠져달라고 요청해서 (당이) 수락했다”면서 “외부위원 네 명이 만장일치를 하면 명백한 다수결이고, 그게 바로 공정성”이라고 강조했다. 현역의원들의 반발 가능성에 대해선 “이 지경까지 당을 만들어놓은 사람들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한다”면서 “허명뿐인 의원들께서 자기의 안위만을 생각해서 우리 결정에 반발한다면 국민이 용서 안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 위원은 홍 전 대표, 김무성 의원에게 차기 전당대회 불출마를 간접 권유했다. 전 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대의를 위해서는 소의를 희생할 수 있는 다 그런 분들”이라고 압박했다. ‘홍 전 대표에도 칼을 휘두를 수 있느냐’는 질문엔 “당연하다”면서 “다만 기준을 만들어 놓으면 무슨 수능 시험을 치는 것도 아닌데 나중에 ‘점수를 공개하자’ 이런 얘기가 나오기 때문에 기준 없는 것이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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