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제주 서귀포 앞바다에서 펼쳐진 ‘2018 제주 국제관함식’의 해상 사열은 우리 해군과 우방국 해군 전력의 요약판이었다. 미국 항공모함 같은 국가급 전략자산을 포함한 해외 10개국 함정 15척과 우리 해군 최신예 함정 24척 등 군함 39척이 문재인 대통령이 탑승한 일출봉함을 향해 기동 사열하며 각국 함정이 한 바다에서 어우러지는 장관을 연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김정숙 여사와 헬기를 타고 이번 해상 사열의 좌승함(座乘艦)인 일출봉함(LST-Ⅱㆍ4,900톤)에 착륙했다. 함상 연설을 한 문 대통령은 곧바로 함수 갑판에서 관함식 참가 함정들의 사열을 받았다. 국민사열단이 탑승한 독도함(LPHㆍ1만 4,500톤)과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이 탑승한 천자봉함(LST-Ⅱㆍ4,900톤)도 좌승함을 뒤따랐다.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과 강정마을 주민들을 포함한 3,000여명의 국민이 함께 사열을 받은 셈이다.
사열 시작과 함께 좌승함인 일출봉함에는 ‘조선수군 대장기’가, 독도함에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 ‘데니 태극기’가 각각 게양됐다.
가장 먼저 우리 해군 최신예 이지스함인 율곡이이함이 좌승함 앞에서 기동했다. 율곡이이함 갑판에 도열한 해군 장병들이 거수 경례를 올리자, 문 대통령도 거수 경례로 답했다. 이어 대조영함(DDH-Ⅱㆍ4,400톤), 광개토대왕함(DDH-Ⅰㆍ3,200톤), 대구함(FFGㆍ2,500톤)이 차례로 기동한 데 이어 관함식에 참가한 외국 함정들이 국가 이름 알파벳 순으로 기동했다. 당초 참가할 예정이었던 일본 해상 자위대 함정은 욱일기 게양 논란 끝에 불참했다.
이번 관함식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CVN-76ㆍ10만 4,000톤)는 가장 마지막에 기동했고, 인도네시아 범선인 비마 수치(2,000톤)은 함정 특성 상 항 인근에서 별도로 사열했다.
사열 뒤 문 대통령은 일출봉함 함교를 돌아봤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진홍 일출봉함 함장(중령)의 권유를 받고 함정 안의 모든 승조원이 청취하게 되는 ‘함내 방송’을 실시했다. 그는 “우리 해군 장병들의 늠름하고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니 자랑스럽다. 여러분이 바로 대한민국”이라며 관함식 준비에 대한 노고를 치하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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