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대학들에서 ‘홀복’ 논란이 뜨겁다. 홀복이란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입는 옷을 말한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앨범을 만들기 위해 교내에서 미리 촬영하는 사진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일부 학생들은 사진 촬영을 위해 여학생들이 화장과 함께 굽 높은 하이힐을 신고 원피스나 치마형 정장을 입는 것을 겨냥해 “홀복 같다”고 주장했다.
비판적으로 보는 일부 여학생들은 이를 탈 코르셋 현상과 연관 지어 문제삼고 있다. 과거 여성들이 몸매 보정을 위해 입던 코르셋을 더 이상 입지 않는 것처럼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꾸미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일부 여성들의 탈 코르셋 현상이다. 따라서 탈 코르셋과 연결해 졸업 사진 촬영을 문제 삼는 일부 여학생들은 화장과 하이힐, 치마 대신 편한 신발과 바지 등 여성성을 드러내지 않는 복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적극적으로 탈코르셋을 실천하는 여성들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입장이다. 게시판에 올라온 의견들은 “여성 스스로 성적 대상화 할 수 있는 복장을 피해야 한다”며 “몸에 붙는 원피스 등을 입고 찍는 졸업 사진도 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는 반응도 만만치 않다. 특히 같은 학우들에게 ‘홀복’이라는 비난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여대생 김 모씨는 “옷은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만 입는 것이 아니라 자기 만족 때문에 차려 입는다”며 “홀복처럼 불쾌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공감대를 얻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여대생 박 모씨는 “치마까지 입지 말라는 것은 지나치다”며 “마치 탈 코르셋을 강요 받는 느낌이어서 기분 나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탈 코르셋을 향한 접근 방식을 좀 더 대중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모 대학의 법여성학 교수는 “탈 코르셋 운동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살 수 있는 선의의 현상”이라며 “하지만 홀복 같은 단어를 사용하면 본질을 퇴색시키는 불필요한 논쟁을 일으켜 공감대 형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교수는 “공감대 형성을 위해 어떤 것을 주장할 때 여성이라는 단어 대신 인간을 대입해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여성이 화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화장을 하는 식으로 인간을 넣어 보면 탈 코르셋 대중화에 도움이 될 만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다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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