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연인살해 사건 유족 청와대 국민청원… 신상공개 요구
강원 춘천에서 연인을 살해한 뒤 시신까지 훼손한 충격적인 사건으로 딸을 잃은 유족들이 가해자를 엄벌하고 신상을 공개해 줄 것을 촉구했다.
피해자의 부모는 지난달 31일 ‘제발 도와주세요. 사랑하는 23살 예쁜 딸이 잔인한 두 번의 살인행위로 차디찬 주검으로 돌아왔다’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렸다.
글쓴이의 딸 A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28분쯤 강원 춘천시 후평동의 한 주택에서 남자친구 B(27)씨에게 살해 당했다. B씨는 목을 졸라 A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충격을 줬다. B씨는 지난달 27일 구속 수감됐다.
피해자의 부모는 청원글에서 “대기업에 입사한 딸은 결혼 후에도 회사 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가해자는 자신의 거주지와 일터인 춘천의 식당 2층 옥탑을 개조한 집에서만 신혼살림을 하기를 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 당일 살인마는 딸에게 춘천으로 와 달라고 했지만, 딸은 회사 업무에 필요한 자격증 시험공부로 못 간다는 의사표시를 여러 차례 했다”며 “가해자의 계속된 권유에 마지못해 퇴근 후 찾아갔다가 처참히 살해당했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혼수 문제로 다툼을 벌이다 살해당했다는 언론보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견례 사흘 전이라 혼수, 예단 문제는 거론된 적도 없는 데 가해자의 말에 의존한 기사로 인해 제 가족과 딸이 또 한 번의 억울함과 슬픔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유족들은 특히 “여자친구를 목 졸라 살해한 것도 모자라 엽기적으로 시신을 훼손한 가해자의 범행은 누가 보아도 주도면밀하게 계획된 잔인무도한 범행”이라고 주장하며 사회에서 격리하는 강력한 처벌과 가해자의 얼굴 등 신상을 공개해 줄 것을 요구했다. 1일 오전 10시 현재 3만7,700명이 넘는 누리꾼 등이 이 글에 동의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남자친구 B씨의 범행이 우발적인지, 계획된 것인지를 밝히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B씨의 사건 당일 행적과 범행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복원(디지털 포렌식)을 진행 중이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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