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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김정은 환영” 연설대회… 밤엔 “도심서 주적 찬양”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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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김정은 환영” 연설대회… 밤엔 “도심서 주적 찬양” 규탄

입력
2018.11.18 18:44
수정
2018.11.18 22:4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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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서 보혁단체 정반대 목소리

“목소리 좋다” “세심함에 큰 감동”

백두칭송위 회원들 찬사 늘어놔

“백두혈동 칭송… 종북 세력”

백두청산위, 검찰에 고발하기로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 빌딩 앞에서 백두칭송위원회 주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방문을 환영하는 연설대회 '김정은'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 빌딩 앞에서 백두칭송위원회 주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방문을 환영하는 연설대회 '김정은'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문재인! 김정은, 문재인! 환영합니다!”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김정은이 환영 받을 인물이야?”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약속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두고 18일 서울 광화문에서는 진보ㆍ보수 진영의 정반대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올해에만 세 차례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에 한껏 고무된 진보단체 회원들이 김 위원장 답방을 적극 환영하고 나서자 보수단체에서는 “대한민국 주적을 찬양하고 있다”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국민주권연대와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등 13개 진보단체가 최근 결성한 백두칭송위원회는 이날 오후 종로구 광화문 KT 앞에서 김 위원장 서울방문 환영 연설대회 ‘김정은’을 열고 “남북정상 간 합의사항(김 위원장 서울 답방) 이행으로 통일을 앞당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두칭송위는 김 위원장 방문을 향한 전 국민적인 환영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면서 결성된 단체다.

이날 무대 위에 설치된 스크린에는 연설 내용에 맞춰 김 위원장 사진과 동영상이 연이어 나왔고, 무대 인근 광화문역 2번 출구에는 ‘함경북도 어랑천발전소 건설현장 현장지도 사진’ 등 김 위원장 단독 사진이 ‘연예인 팬 사인회’를 연상시킬 만큼 빽빽이 전시됐다. 스크린에서 유리상자의 ‘사랑해도 될까요’ 노래에 맞춰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손을 잡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건너는 영상이 나오자 참가자들은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들은 때때로 한반도기를 흔들며 한 목소리로 ‘김정은’을 연호해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대회에 참석한 회원 50여명은 더 적극적으로 김 위원장에 대한 찬사를 늘어놨다. 홍익대 재학생 구한이(21)씨는 “(김 위원장) 목소리가 좋고 예의 바르고 소탈한 모습,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면서 할 말을 명확히 하는 모습을 보며 파격의 연속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광운대 재학생 이기범(23)씨는 “문 대통령이 평양 방문 때 환호 받은 것처럼 우리가 나서서 김 위원장을 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시각 불과 1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는 맞불 1인 집회가 열렸다. 홍정식 활빈단 대표는 “어떻게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김정은을 환영하냐”고 외쳤다. 홍 대표는 백두칭송위 회원들 주변을 맴돌며 “김정은의 서울 답방을 반대한다”고 외쳤지만, 경찰 제지로 양측간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진보단체 집회가 마무리된 오후 7시부터는 보수단체인 백두청산위원회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백두칭송위 규탄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백두는 북한 주민 100만명의 무덤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종북세력 백두칭송위가 주적 김정은을 찬양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은) 국가보안법도 존재하지 않는 나라가 됐다”고 성토했다. 일부 보수단체는 15일 “백두칭송위는 명백한 이적단체”라며 백두칭송위 회원 70여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 서울 답방은 아직 구체적 일정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연내 실행이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남-남 갈등은 계속 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저작권 한국일보]백두청산위원회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백두칭송위원회를 '종북단체'로 규정하고 규탄하고 있다. 손영하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백두청산위원회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백두칭송위원회를 '종북단체'로 규정하고 규탄하고 있다. 손영하 기자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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