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항공기 전술조치선 비행 이례적
군 “군사적 의도 없는 듯”
헬기로 추정되는 북한 비행체가 우리 군의 전술조치선(TAL) 인근으로 접근해 우리 공군 전투기가 대응 출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전날 오전 북한 개성 인근 상공에 헬기로 추정되는 저속비행체가 전술조치선 인근으로 남하하는 항적을 포착했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KF-16 전투기와 FA-50 경공격기 등 전투기 2개 편대를 수도권 상공으로 출격시켰다. 북한 비행체가 더 이상 남하하지 않고 인근 비행기지에 착륙하면서 상황도 종료됐다. 합참은 북한 비행체의 구체적 항적과 착륙 지점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전술조치선은 우리 군이 군사분계선(MDL)과 서해 북방한계선으로부터 북쪽으로 20~50km 상공에 설정한 가상의 선이다. 북한 항공기 움직임에 따라 우리 군이 대응 출격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일종의 기준이 되는 셈이다.
군 당국은 북한군의 이번 움직임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전투기도 아닌 헬기가 전술조치선으로 이동했다고 해서 특별한 군사적 의미를 둔 움직임으로 보긴 어렵다”며 “대응 매뉴얼에 따라 우리 공군이 출격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북한 비행체는 남북이 9ㆍ19군사합의에 따라 MDL 기준 남북 각각 10km(서부전선ㆍ회전익 항공기 기준) 상공에 설정한 비행금지구역에도 접근하지 않았다.
다만 북한 항공기가 최근 들어 전술조치선 인근까지 비행한 일은 드물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소식통은 “1990년대 까지는 북한 항공기가 전술조치선으로 남하해 우리 전투기가 대응 출격했던 일이 잦았지만, 근래 들어 북한 헬기가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인 일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대북제재로 인한 기름값 상승으로 북한 공군 움직임 자체가 둔화됐고, 개성 지역에서 헬기가 뜬 일도 많지 않다는 것이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양측 간 정치 군사적으로 민감한 시기여서 북한군이 왜 이 같은 움직임을 보였는지 의아하다”며 “고위 인사의 이동을 위해 헬기가 움직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j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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