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규의 기차여행ㆍ버스여행]휴식과 보양, 일석이조 장흥 여행
맹추위의 기세에 대부분 움츠러들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겨울은 신나는 계절이다. 한적함을 즐기는 진짜 휴식과 제철 먹거리로 입맛을 돋우는 보양 여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남 장흥은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최적의 장소다. 전라남도의 2019년 1월 추천 관광지도 장흥이다.
◇장흥 가는 길…버스 탈까, 기차 탈까?
장흥엔 기차역이 없다. 기차를 이용한다면 KTX 또는 SRT로 광주송정역이나 목포역에 내려 시내버스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해 장흥행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불편하고 번거롭다. 이 경우 대기시간을 제외하고 서울에서 장흥까지 3시간 40분이 걸리고, 요금은 5만7,700원이다. 고속버스를 이용하면 환승할 필요가 없어 장흥까지 이동이 한결 단순하다. 서울 센트럴시티터미널(3ㆍ7ㆍ9호선 고속터미널역)에서 금호고속이 장흥행 우등버스를 1일 7회 운행한다. 4시간 40분이 소요돼 기차를 이용할 때보다 1시간이 더 걸리지만, 요금은 3만4,700원으로 2만원 이상 절감된다. 승차권 예매는 코버스(www.kobus.co.kr)에서 하면 된다.
◇장흥9미(味) 중에서 매생이탕과 굴구이가 제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장흥을 대표하는 9미(장흥삼합, 매생이탕, 된장물회, 키조개요리, 바지락회무침, 굴구이, 갯장어샤브샤브, 갑오징어회와 먹찜, 황칠백숙) 하나하나가 유명하지만, 겨울철 추천 음식은 매생이탕과 굴구이다.
장흥 매생이는 천혜의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대덕읍 내저마을 바다에서 햇빛을 머금고 자란다. 초록 빛깔이 비단처럼 곱고 철분, 칼슘, 비타민A와 비타민C 등 몸에 좋은 성분이 가득하다. 매생이는 조혈 작용을 돕고 골다공증 예방과 콜레스테롤 억제,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바다의 약초’라 부른다.
굴구이(석화구이)도 겨울철 별미다. 철분, 칼슘, 비타민A, 비타민D 등 영양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바다의 우유’로 통한다. 굴밥, 굴전, 굴무침 등도 좋지만 싱싱함을 제대로 느끼려면 구워 먹어야 제격이다. 큼지막한 석쇠에 굴을 쏟아놓고 장작불로 굽다가 익어서 껍질이 벌어질 때마다 칼로 속살을 베어 먹는다. 부드럽고 담백한 맛에 반해 먹다 보면 금새 빈 껍데기만 남는다. 양이 부족하다 싶을 땐 촌닭구이나 굴떡국, 굴라면을 추가한다. 이 정도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편백 숲의 건강한 기운 제대로 받아볼까
억불산 기슭에 자리한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에는 100㏊의 대지에 40년 넘은 편백나무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무성하게 숲을 이루고 있다. 체험 코스는 매표소-목재문화전시관-편백소금찜질방-사색의 숲-치유의 숲으로 연결되며, 등산객은 ‘말레길’을 지나 억불산까지 오른다. 시작은 숲과 나무 학습장인 목재문화전시관. 각양각색의 나무 작품을 구경하고, SBS 수목드라마 ‘대물’에서 사랑이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집으로 등장했던 복층 흙집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긴다.
테라피 체험시설인 편백소금찜질방은 숲 속 휴식 명소다. 추가로 이용 요금을 내지만, 편백나무의 항균물질인 피톤치드와 국내산 천일융용소금과 원적외선 방사소금으로 마사지 및 해독효과를 체험한다. 요금은 성인 기준 8,000원이다. 국내산 천일염으로 만든 소금동굴은 황토방, 편백반신욕방, 소금마사지방, 소금해독방을 운영한다. 황토벽돌과 암염으로 마감한 황토방의 인기가 대단한데, 암염지압과 소금 좌훈기로 혈액순환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체내 독소 배출로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고 자랑한다. 편백반신욕방은 반신욕기를 이용해 피톤치드와 원적외선 효과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알레르기와 피부질환, 불면증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용료는 30분에 2,000원.
편백교육체험실에서는 각종 측정기와 치료기를 사용해볼 수 있으며, 편백 톱밥 효소찜질방 체험이 마련되어 있다. 편백 톱밥이 배출하는 향균 물질은 면역력을 높여주고 진정 작용을 돕는다. 쌀겨는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해 항산화 작용을 한다.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체내 독소와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체험이다. 20분에 2만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
다음은 사계절 내내 녹음이 가득한 ‘사색의 숲'으로 향한다. 움막, 원두막, 토굴, 해먹 등 마음에 드는 시설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자연을 체험하는 곳이다. 편백나무에서 끊임없이 내뿜는 건강한 기운에 스트레스는 사라지고 자연과 하나되는 물아일체를 경험한다. 사색의 숲을 지나면 대청의 장흥 지역 옛말에서 따온 ‘말레길’과 ‘치유의 숲’으로 이어진다. 경사가 완만한 무장애 데크 길이어서 걷기에 어렵지 않다.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 입장료는 성인 기준 3,000원이다.
주말에 맞춰 장흥에 간다면 정남진 토요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남도의 맛깔스러운 음식과 전통시장의 정이 넘친다. 관광객과 지역 주민이 어울리는 화합의 장터이자, 없는 물건이 없다고 소문난 만물 장터다
박준규 기차여행+버스여행 전문가 traintri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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