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심각한 태풍 피해에 시달렸던 필리핀의 연말을 또다시 겨울철 열대폭풍이 강타했다. 50명 이상이 숨지는 등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30일 독일 dpa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열대성 저기압 ‘오스만(Usman)’이 최근 필리핀 중부를 동서로 관통하며 비사야 제도 등에서 산사태와 홍수가 발생, 총 5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실종된 것으로 현재까지 집계됐다. 비사야 제도 동부의 비콜에선 전날 폭우로 인해 무너져 내린 경사지의 토지가 가옥을 덮쳐 세 살짜리 남자아이를 포함, 일가족 3명이 목숨을 잃는 등 이 지역에서만 5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근 소르소곤주에서도 산사태로 50대 남성과 11세 소년 등 부자가 사망했다. 북사마르주에선 10시간 만에 강수량 300㎜ 이상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져 30대 남성과 10대 자녀 두 명 등이 가옥 잔해에 깔려 숨졌다. 비콜 등 각 지역에서 긴급 대피한 주민도 5만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산 피해도 속출했다. 강풍으로 나무가 뿌리째 뽑히거나 전력 공급선이 끊겨 정전 사태가 잇따르는가 하면, 폭풍 때문에 여객선 운항이 중단돼 필리핀 전역의 항구에선 수천명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현재 오스만은 열대 저기압부로 세력이 약화했으나, 필리핀 기상청은 일부 지역에 내린 주의보를 아직 해제하지 않고 있다.
앞서 필리핀에선 지난 9월 슈퍼태풍 ‘망쿳’이 상륙, 70명의 사망자와 수십명이 실종됐다. 10월에도 태풍 ‘위투’가 사이판을 할퀸 뒤 필리핀을 강타해 40여명의 인명피해를 유발한 바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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