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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가 롤 모델" 자선활동에서도 아프리카 1위 꿈꿔

입력
2019.01.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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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코 단고테 '단고테 그룹' 회장. 단고테 그룹 홈페이지
알리코 단고테 '단고테 그룹' 회장. 단고테 그룹 홈페이지

“아프리카 최고 부자로만 알려지고 싶진 않다. 아프리카 최고의 자선사업가라는 말도 듣고 싶다. 내가 가진 자원을 활용해 더 나은 나이지리아, 더 나은 아프리카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내 친구이자 롤 모델인 빌 게이츠처럼 말이다.”

서아프리카 최대 기업인 단고테 그룹을 이끄는 알리코 단고테 회장에겐 자선활동도 사업만큼이나 중요한 경제활동이다. 그는 사업뿐만 아니라 자선활동에서도 아프리카 1위를 꿈꾼다. 아프리카 10여개 국가에서 사업을 벌이는 만큼 자선활동의 범위도 나이지리아를 넘어 아프리카 전역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심각한 양극화 현상은 단고테 회장에게도 고민거리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경제 대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매년 빠른 속도로 극빈층 인구가 늘고 있다. 천연자원을 수출해 벌어들이는 돈이 경제 발전에 투자되지 않아 낙수효과가 전혀 없는 탓이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와 구호단체 세계빈곤시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인구의 44%에 해당하는 8,700만여명이 하루 1.9달러(약 2,000원) 미만으로 살아가는 극빈층이다. 나이지리아는 세계에서 극빈층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라는 불명예도 안고 있다.

단고테 회장은 1994년 나이지리아 빈곤층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알리코 단고테 재단(ADF)’을 설립했다. 기아와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를 줄이고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빈곤층의 경제적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우선 목표다. 초기에는 단고테 그룹 내 계열사들에게서 기부를 받았으나, 최근에는 주로 단고테 회장이 개인적으로 낸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향후 5~7년 안에 100억달러(약 11조3,000억원) 규모의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인데, 단고테 회장이 그간 자선활동에 쓴 것만 해도 이미 10억달러 이상이다.

단고테 회장은 경영을 공부하는 학생이 늘어야 국가 경제가 나아질 거라는 생각에 나이지리아 대학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는 고향인 카노에 있는 바예로 대학에 350만달러(약 40억원)짜리 건물을 기부했다. 단고테의 이름을 딴 ‘단고테 비즈니스 스쿨’이 이 건물을 사용한다. 이로써 바예로 대학은 단고테 비즈니스 스쿨을 통해 나이지리아에서 처음으로 경영학 박사를 배출하게 됐다.

경영학을 공부하기 위해 이집트 카이로로 유학을 떠나야 했던 단고테 회장은 “나이지리아에도 해외 명문대와 같은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교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아프리카 경제 발전에 필요한 연구와 조사 등을 수행하는 교육 기관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에 거액을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그는 최근 단고테 비즈니스 스쿨과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단고테 회장은 지난 2년간 구호활동, 학교ㆍ병원 건립, 질병퇴치 등에 1억8,500만달러를 기부했다. 아프리카에서 그보다 많은 기부를 하는 사람은 없다. 그는 지난해 “앞으로는 훨씬 공격적인 자선활동을 펼칠 것”이라면서 ADF에 12억5,000만달러(약 1조4,050억원)를 기부했다. 영국 매체 리치토피아에 따르면 지난해 단고테 회장이 각종 자선단체에 기부한 돈은 워렌 버핏, 빌 게이츠, J.K. 롤링, 오프라 윈프리, 일론 머스크에 이어 세계에서 6번째로 많았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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