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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과거사위 “MB정부 민간인 사찰 봐주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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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과거사위 “MB정부 민간인 사찰 봐주기 수사”

입력
2019.01.28 11:30
수정
2019.01.28 21:3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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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시절 민간인 불법사찰을 폭로했던 장진수 전 주무관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2012년 4월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명박 정부 시절 민간인 불법사찰을 폭로했던 장진수 전 주무관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2012년 4월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핵심증거 USB 8개 협의도 없이

대검 전달된 뒤 소재 파악 못 해

당시 중수부장 “전혀 사실 아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당시 검찰이 정치권력을 보호하기 위해 소극적 수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 윗선의 가담 정황을 눈치채고도 이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핵심 증거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로 흘러 들어가 아예 사라지는 일까지 벌어졌다.

법무부 산하 과거사위원회는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으로부터 ‘청와대 및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사건’ 조사 결과를 보고 받고 28일 법무부와 검찰에 재발 방지를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특히 재발 방지책으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의 설치를 권고했다.

검찰이 이 사건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수사했지만 소극적인 수사로 청와대 개입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게 과거사위의 판단이다. 이 사건은 2008년 6월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가 블로그에 이명박정부의 광우병 대책을 비판하는 동영상(일명 쥐코 동영상)을 올린 것이 발단이 됐다. 이후 국무총리실에 신설된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김 전 대표 등을 불법 사찰해 대표에서 사임하도록 하고 경찰에 압력을 가해 수사하도록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과거사위는 특히 불법사찰 의혹에 대한 1차 수사의 경우, 검찰의 지원관실 압수수색이 지연되면서 증거인멸의 빌미를 줬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양측이 압수수색 시기 등을 조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어 진상규명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2차 수사과정에서도 핵심 인사들에 대한 압수수색이 윗선 지시로 지연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관련자들이 조사에 응하지 않는 바람에 진상규명에 실패했다. 다만 2차 수사 과정에서 핵심 증거였던 USB를 대검 중수부에 건네진 뒤 실종됐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과거사위가 수사나 감찰을 권고했다. 검찰은 2012년 2차 수사에서 행정안전부 김모 주무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비선보고 내용이 담긴 USB 메모리 8개를 압수했지만 당시 수사팀장이던 박모 검사가 수사팀과 협의도 없이 USB를 모두 대검 중수부에 전달했다. 현재 이 USB는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과거사위는 “증거은닉죄 등 범죄 혐의가 확인될 경우 공소시효가 7년(2019년 3월경)인 만큼 신속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거사위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당시 대검 중수부장이던 최재경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중앙지검 수사팀으로부터 복수의 USB를 전달받아 대검 과학수사기획관실에 분석 의뢰를 맡겼다”며 “그 뒤에는 절차에 따라 대검 과수기획관실이 포렌식한 뒤 수사팀에 자료를 인계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대검 중수부는 그 과정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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