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그룹 빅뱅 멤버인 승리(본명 이승현ㆍ29)가 최근까지 이사로 있었던 서울 강남구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과 고객들의 집단 마약 흡입 의혹에 대해 “책임질 일이 있다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2일 밝혔다. 지난달 28일 버닝썬 관련 논란이 불어진 뒤 승리가 직접 입장을 내기는 닷새 만이다.
승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클럽 VIP룸 내 고객들이 대마초를 피우고 이른바 ‘물뽕’을 이용한 성폭행까지 벌어졌다는 의혹에 “직접 보거나, 들어본 적은 없지만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규명과 함께 죄가 있다면 엄중한 처벌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란 뜻을 내비쳤다. 버닝썬 마약 파문이 커지면서 승리 연루 의혹까지 제기되자 그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사실 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양현석 YG 대표는 지난달 31일 “승리는 얼마 전에도 다수의 근거 없는 제보들로 압수수색 영장을 동반한 강력한 경찰조사를 받았다”며 “소변 및 모발 검사를 통한 모든 검사에서 조금의 이상도 없음이 명백히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버닝썬 파문은 지난해 11월 24일 클럽에서 빚어진 고객과 직원 사이의 폭행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다. 승리는 “어떤 상황에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고, 이번 일로 상처를 받으신 피해자분께는 이 글을 빌어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 드린다”고 했다.
승리는 버닝썬 파문이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되려 커지는 상황에서 한동안 해명을 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방송에서 클럽 이사 활동을 홍보해 놓고선 정작 문제가 생겼을 땐 입을 닫아 ‘꼬리 자르기’를 하려는 인상을 줬기 때문이다. 승리는 자신을 향한 비판에 “실질적인 클럽의 경영과 운영은 제 역할이 아니었고, 처음부터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사건도 처음부터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였던 점 깊이 반성하고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다. 승리에 따르면 승리가 클럽에서 맡았던 일은 홍보였다. DJ 활동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클럽에 발을 들였다는 설명이었다. 승리는 최근 클럽 이사 직을 내려놨다.
승리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유명인의 책임과 태도에 대해 다시 한번 크게 뉘우치고 깨닫게 되었다”며 “이번 일로 인해 걱정 끼쳐드린 모든 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 드리며, 더 성숙하고 사려 깊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버닝썬 논란이 거듭되자 서울경찰청은 전담수사팀으로 광역수사대를 지정, 클럽 성폭행 및 물뽕 사용 의혹, 경찰관과 유착 의혹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다음은 승리가 SNS에 올린 입장문 전문.
안녕하세요. 승리입니다.
먼저 저와 관계된 최근 사건과 논란으로 불쾌하셨거나 걱정을 끼쳐드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지난 며칠간 견디기 힘든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며 무슨 말씀을 어디부터 어떻게 드려야 할지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사실 관계가 불분명한 내용들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에서, 섣부른 해명이 오히려 더 큰 오해를 만들 수 있다는 주변의 만류와 많은 고민들로 공식해명과 사과가 늦어진 점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번 논란의 시작이 된 폭행 사건 당시 저는 현장에 있지 않았고, 며칠 뒤 스텝을 통해 손님과 직원 간에 쌍방폭행사건이 있었으며 경찰서에서 조사중이라는 정도로 이번 사건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사업장의 성격상 다툼 및 시비가 적지 않게 일어나기에 이번에도 큰 문제 없이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후에 언론을 통해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처음 보게 되었고, 저 역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고, 이번 일로 상처를 받으신 피해자 분께는 이 글을 빌어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드리며. 하루빨리 심신의 상처가 아물길 바라겠습니다.
제가 처음 클럽에 관여하게 된 계기는, 빅뱅의 활동이 잠시 중단되고 솔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서, 솔로 활동 외의 시간을 이용해 언제든 마음놓고 음악을 틀 수 있는 장소에서, 제가 해보고 싶었던 DJ 활동을 병행하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에서였습니다.
때마침 좋은 계기가 있어 홍보를 담당하는 클럽의 사내이사를 맡게 되었고, 연예인이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클럽을 알리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실질적인 클럽의 경영과 운영은 제 역할이 아니었고, 처음부터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사건도 처음부터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였던 점 깊이 반성하고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폭행사건으로 촉발된 이슈가 요즘은 마약이나 약물 관련 언론 보도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제가 이를 직접 보거나, 들어본 적도 없었던 터라 수사에 적극 협조하여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규명과 함께 죄가 있다면 엄중한 처벌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당시 사내이사를 맡고 있었던 저도 책임질 일이 있다면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유명인의 책임과 태도에 대해 다시 한번 크게 뉘우치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번 일로 인해 걱정 끼쳐드린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 드리며, 더 성숙하고 사려깊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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