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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김정은, 대미ㆍ대남 외교 반대파 50~70명 숙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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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김정은, 대미ㆍ대남 외교 반대파 50~70명 숙청”

입력
2019.02.20 11:19
수정
2019.02.2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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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올해 1월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한국에 대한 자신의 외교정책에 반대하는 것으로 보이는 세력들을 유배시키거나 구금, 또는 처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북한 내 돈이 많은 엘리트들을 겨냥해 자산을 몰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19일(현지시간) 한국 싱크탱크인 북한전략센터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렇게 숙청된 사람들이 50~70명 정도라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부패 청산이라는 명목으로 자산 계급의 자산을 압류해 유엔의 대북 제재로 고갈된 금고를 채우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남북 관계 개선과 북미 대화를 반대하는 인사들도 숙청했다고 WSJ는 전했다.

최근의 숙청은 정치적 목적보다는 정부 재정 보강과 부패 근절 등 경제적인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보도했다. 북한 국영 언론이 ‘반부패운동’으로 지칭하는 이 같은 강력한 단속 행위는 북한에서 막강한 지위를 이용해 불법적으로 부를 축적해 온 고위 관리들을 겨냥해 이루어졌으며, 압수한 금액은 수백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북한 지도자 연설로서는 이례적으로, 사회주의 체제를 약화시키는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한 투쟁을 선언한 바 있다. 북한은 그동안 체제 안정을 위해 충성파들의 부패를 어느 정도 용인해왔다.

한국 싱크탱크 북한전략센터 보고서에 따른 연도별 북한 숙청 인원 추정치. 하늘색 표시는 대외적으로 알려진 수, 파란색으로 표시된 인원은 추가적인 추정 인원수. 월스트리트저널(WSJ) 홈페이지 캡처
한국 싱크탱크 북한전략센터 보고서에 따른 연도별 북한 숙청 인원 추정치. 하늘색 표시는 대외적으로 알려진 수, 파란색으로 표시된 인원은 추가적인 추정 인원수. 월스트리트저널(WSJ)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북한에 대한 국제 제재로 인해 김 위원장의 생각이 바뀌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자신이 추진하는 경제 발전 계획이 부패로 인해 실패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숙청에 나섰다는 것이다.

한편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움직임은 군부 매파를 길들이고, 자신의 권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권위 강화를 통해 남북 화해와 북미 대화를 계속 추진하고, 비둘기파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에 숙청된 군부 인사 중에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손을 못 댔던 최고위급 인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보고서는 북한 밖에 있는 전현직 북한 정부 고위 관리 20명과의 면담을 통해 얻은 정보를 토대로 이뤄졌다. WSJ는 김 위원장이 지난 2011년 말 북한 지도자로 추대된 이후 지금까지 평양에서 400여 명을 숙청했으며, 2017년에도 총정치국 위원 10여 명을 부패 등의 혐의로 숙청해 권력 강화에 나섰다고 전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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