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인 베트남 하노이에 집결, 21일부터 핵시설 폐기,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등 본격적인 의제 협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김 특별대표는 전날인 20일 오후 6시20분쯤(현지시간)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 부국장,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과 함께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김 특별대표 일행은 곧장 북한 의전팀과 경호팀이 묵고 있는 베트남 정부 영빈관에 숙소를 잡고 미국 측과의 협상 준비에 돌입했다.
비건 대표도 같은 날 오후 늦게 하노이에 도착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비건 대표 역시 하노이 시내 모처에 여장을 풀고 의제 실무협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정상회담이 엿새밖에 남지 않은 만큼, 비건 대표와 김 특별대표는 이날부터 바로 실무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지난 6∼8일 평양에서 만나 1차 실무협상을 벌인 데 이어 약 2주 만에 대좌하게 된다.
이번 실무협상에서 비건 대표와 김 대표는 북미 관계 수립과 한반도평화 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세부 절차 등을 담은 ‘하노이 선언문’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 측의 영변 핵시설 폐기ㆍ검증과 미국 측의 상응 조치를 중심으로 지난해 1차 정상회담(싱가포르) 합의의 이행 조치들을 엮어 2차 정상회담 합의문 초안을 만드는 작업에 주력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북미 양측이 그동안 협의를 통해 각자의 전체적인 옵션을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상황으로 알려진 만큼, 이번에는 '이견'을 좁혀 실질적 '결과'를 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노이에서 진행될 협상이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이들의 의제 실무협상에 전 세계의 이목도 쏠리고 있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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