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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사고 보험금만 1250억 증가” 보험업계 육체노동 연한 상향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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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사고 보험금만 1250억 증가” 보험업계 육체노동 연한 상향에 울상

입력
2019.02.2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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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협회가 제시한 가동연한 상향에 따른 자동차보험금 증가 예시.
손해보험협회가 제시한 가동연한 상향에 따른 자동차보험금 증가 예시.

1989년 이후 30년 만에 일반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을 60세에서 65세로 올리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보험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자동차보험과 배상책임보험 등의 보험금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1일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을 65세로 상향하는 판결을 내렸다. 보험업계에서는 이 판결이 손해배상액 산정의 핵심 요소인 일실이익의 변동에 영향을 미쳐 자연스레 보험금 지급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일실이익이란 피해자가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 경우 어느 정도의 수입을 올렸을지 상정해 계산하는 손해액을 말한다.

현재 손해보험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자동차보험과 기타 배상책임보험의 약관은 198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취업가능연한 60세를 기준으로 일실이익을 산정해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고령 근로자가 많은 농어업 종사자(연한 65세)만 예외였다. 그러나 이번 판결이 약관에 반영될 경우 일반 육체노동자도 65세로 취업가능연한이 올라간다. 자연히 보험금 규모가 커지고 보험료에 대한 인상 압박으로 이어지게 된다.

손해보험협회는 지난해 11월 29일 대법원 공개변론에서 보험개발원의 추산 자료를 인용해 가동연한 상향으로 자동차보험의 연간 지급보험금이 1,250억원 늘어나고 최소 1.2%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출했다. 화재배상책임 등 다른 보험상품도 대부분 자동차보험과 유사한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액이 늘 수밖에 없고 자연히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보험료 인상에 대한 업계 반응이 민감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올 것이 왔다’는 반응도 있다. 이미 고령화와 노후 생계 등의 이유로 60세 넘어서도 소득활동을 지속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다만 손보업계에서는 근로자의 월별 가동일수를 현재 판례의 22일에서 20일 이하로 현실화해 일실수입이 과대 계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내놓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영향을 받게 되는 보험의 약관과 보험금 산정기준이 다양하기 때문에 가동연한 상향이 본격적으로 약관에 반영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자동차보험 등의 경우 표준약관을 설정하는 금융감독원의 판단이 중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 대법원 공개변론에서 “가동연령 상향은 피해자를 보호하는 긍정적 측면과 보험료 증가 요인이 발생하는 부정적 측면이 모두 존재함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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