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 경찰관 구속영장 반려에 민갑룡 청장 “입증 자신 있다”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금품 살포에 관련된 인물로부터 “지시에 따라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전직 경찰관 구속영장을 검찰이 반려한 것과 관련해 “절차상의 문제일 뿐 (범죄) 입증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 청장은 25일 출입기자들과의 정례 간담회에서 서울 강남경찰서 전직 경찰관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불청구한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조사 중에 긴급체포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긴급체포 시한이 굉장히 짧다”며 “검찰로서도 기소를 위한 준비가 필요한 만큼 경찰에 증거를 보강해 달라고 요구한 것은 절차상 자연스럽다”고 설명했다.
버닝썬과 경찰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 받는 전직 경찰관의 범죄를 입증하는데 문제가 없느냐는 질문에는 “나름대로 입증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배용주 경찰청 수사국장은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시를 받고 돈을 배포 했다'는 진술이 나와 긴급체포를 했다”며 “검찰이 볼 때 돈을 준 사람의 진술이 없어 증거 보강을 요청한 거라 나머지 사항을 조사해 다시 영장을 신청하겠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언급한 진술은 전직 경찰관과 같은 회사 직원인 이모씨 조사과정에서 나왔다. 경찰은 지난 21일 두 명을 긴급체포했지만 구속영장이 반려돼 석방했다.
버닝썬 사건 이전부터 서울 강남 클럽 등에서 마약 유통 등의 범죄가 일어나고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 민 청장은 “선제 대응을 하지 못한 부분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아쉬움이 큰 만큼 이번에 국민이 걱정하는 그런 사안들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3개월간 대대적인 마약류 단속을 벌이는 것과 관련해선 “버닝썬 사건을 수사하다 보니 더는 방치해선 안될 정도의 심각성이 수면 아래서 커지고 있단 걸 느꼈다”며 “특히 이번엔 범죄의 장소를 중심으로 마약 유통망을 찾는데 중점을 두고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버닝썬 사건을 계기로 수사를 경찰에 전담하게 하는 정부의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비관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는 지적엔 “수사권이 조정되면 경찰이 자기 책임을 가지고 일하게 되고 경찰의 수사에 대해 검찰의 통제가 철저히 이뤄져 오히려 (경찰과의 유착 등) 더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