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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문가 “트럼프, 외교협상ㆍ부동산거래 차이 깨달았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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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문가 “트럼프, 외교협상ㆍ부동산거래 차이 깨달았을 것”

입력
2019.03.02 04:4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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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결렬, 배드 딜보다 노 딜이 낫다”… 북미 실무접촉은 유지 전망

왼쪽부터 윌리엄 브라운, 앤드루 여, 게리 세이모어, 로버트 매닝, 프랭크 자누치.
왼쪽부터 윌리엄 브라운, 앤드루 여, 게리 세이모어, 로버트 매닝, 프랭크 자누치.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실패는 준비 부족에 따른 예견된 실패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나쁜 협상’보다는 ‘깨진 협상’이 낫다는 논리로 미국이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복잡한 외교협상을 부동산 거래 정도로 생각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실패에서 교훈을 얻는다면 향후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위장된 축복’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은 1일 한국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이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하노이 회담 실패는 ‘위장된 축복’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 위원장 모두 개인적인 친분을 쌓는 수준으로는 복잡하고 어려운 비핵화 문제를 풀기는 어렵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실한 합의 대신 회의장에서 걸어 나온 걸 높이 평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협상술을 과신했지만, 외교 협상은 부동산 거래와 다르다는 걸 깨달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얕잡아 본 것이 문제라는 식으로 평가했다. “북한은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의 실무협상을 건너 뛰고,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면하면 유리한 결정을 이끌어 낼 것으로 생각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여기에 넘어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도 “이번 회담의 실패로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여행을 위한 그의 사전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을 깨달았을 것”이라며 “북한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프랭크 자누치 맨스필드재단 소장은 “미국에게는 최악의 결과는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 개인적으로는 외교적 실패”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때문에 김 위원장이 대화에 나섰고, 북한에 경제적 당근을 주면 비핵화 결심을 할 것으로 생각한 것은 오판”이라고 단정했다. 또 “트럼프는 북한에게서 최소한의 성공을 보장하는 양보를 받아낸 뒤에야 북미 회담에 응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번 실패에도 불구, 비핵화 협상을 위한 북미접촉이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앤드루 여 워싱턴 가톨릭대 교수는 “두 정상이 아무런 합의도 못했다는 건 실망스러운 일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누치 소장은 “다행히 트럼프 대통령은 실무차원의 협의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급할 것 없는 김 위원장 협상팀이 미국의 대화 제의에 시큰둥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도 북미 접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군사훈련 축소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3차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외교 참모들에게 지시했다”며 “김 위원장도 3차 회담을 위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호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낙관했다. 브라운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중 북한 문제 해결을 원한다면 북한을 변화시킬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북한 경제의 급속한 자본주의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우려를 낮추고 협상장으로 이끌어 내려면 실무 협상을 이어가면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노이=송용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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