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청정기 퓨리팟은 유해가스까지 제거
“건강측정기 모비트는 독거노인 필수품”
두 제품 다 CES 혁신상 수상 기술력 입증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헬스케어 업계의 애플이 되겠다.” 판교 이노벨리에 입주한 ㈜다담마이크로 전익수 대표의 자신에 찬 말이다.
다담마이크로는 2017년 미국에서 열린 세계가전박람회(CESㆍ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생체 활력 측정기인 모비트(mobeat)를 공개하며 ‘CES 2017 혁신상’을 수상했다. 그로부터 2년 후인 지난 1월에는 필터가 필요 없는 광촉매 공기청정기 퓨리팟(puripot)을 출품해 두 번째 혁신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CES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제품 박람회로 1967년 뉴욕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현재까지 가전 전시회의 최고봉으로 군림하고 있다.
중소기업인 다담마이크로는 세계 최대 박람회에서 두 번이나 혁신상을 수상할 만큼 이미 국제시장에서 기술력과 혁신성을 인정받았다고 자신하고 있다.
퓨리팟은 시중의 공기청정기와 차별화된 기능을 갖고 있다. 전 대표는 “대부분의 공기청정기가 단순히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를 거르는데 그치지만 퓨리팟은 거기에다 광촉매제를 이용해 미세먼지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유해가스까지 제거할 수 있다”고 혁신성을 강조했다.
광촉매 기술이 과거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존 기술은 자외선을 사용하는 방식이어서 인체에 유해하지만 다담마이크로 광촉매는 가시광선(청색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는 게 전 대표의 설명이다.
퓨리팟은 또 필터가 필요 없다. 2,3일에 한번씩 청정기 내부의 물을 갈아주는 것만으로도 지속적인 이용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공기청정기의 필터가 적게는 3만원에서 6만원까지 하는 것을 고려하면 별도의 유지비가 필요치 않는 퓨리팟은 경제적이라는 장점을 하나 더 갖고 있는 셈이다. 대당 10만원인 퓨리팟 1대가 4~5평을 커버하는데 월 전기료는 1,000원 정도다.
2017년 혁신상을 수상한 모비트는 비접촉식 생체활력 측정기다. 도플러 레이다(Doppler radar) 방식을 이용해 2,3미터 거리에서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몸에 부착하는 센서와 추가 조작이 필요 없어 편리하다.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구동해 볼 수 있는 프로토타입은 개발돼 있다.
모비트를 사람한테 향하면 건강 상태를 측정하기 시작한다. 기계 앞쪽에 머무르는 동안 몸의 움직임을 추적해 수시로 심박수와 호흡수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전대표는 “별다른 구동이 필요 없어 노약자들이 사용하기 쉽게 설계됐다”면서 “심지어 옷은 물론 이불을 덮고 있어도 측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모비트는 인터넷 클라우드 시스템과 연동이 가능해 독거노인과 같은 취약계층의 건강 상태를 상시로 체크할 수 있다. 때문에 독거노인이나 자식들과 떨어져 사는 노약자가 늘어나는 요즘 효도선물이나 정부의 복지 조달 제품으로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전 대표는 “기술은 이미 완성단계고 시장성 조사를 마치는 대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 대표는 젊은 시절 10년 동안 포항제철에서 근무하며 공장자동화시스템을 담당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아파트 가구를 자동화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어 ‘스마트홈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2000년 창업한 이후 스마트홈 네트워크시스템은 다담마이크로의 주력사업이 됐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ODM방식으로 다담마이크로의 제품은 시장의 3분의 1을 점유하고 있다.
ODM(제조업자 개발생산ㆍ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방식은 설계ㆍ개발 능력을 갖춘 제조업체가 유통망을 확보한 판매업체에 상품이나 재화를 공급하는 생산방식으로 단순 하도급 형태인 주문자상표부착표시생산(OEMㆍ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방식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하기에 스마트홈 네트워크사업은 한계가 있었다. 아파트 신규 주택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해 ‘레드오션’이 됐기 때문이다. 전 대표는 신사업으로 헬스케어 분야에 눈을 돌렸다.
헬스케어 분야로 사업을 확장시키며 전 대표가 집중한 것은 마케팅이었다. 기존 사업은 ODM방식으로 거래처만을 상대했다면 헬스케어 분야는 일반인을 고객으로 해야 하기에 새로운 시장에 적응할 필요가 있었다. 전 대표는 “재작년에 마케팅 부서를 신설했고 ‘퓨리팟’을 성공적으로 마케팅했다”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B2C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 대표는 “벤처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보통 자기가 하고 싶고 자신 있는 분야로 시작하지만 10년을 고생해 보고 깨달은 것은 바로 고객과 시장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벤처를 꿈꾸는 후배들은 해당 분야 전문가라는 자부심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시선에서 볼 줄 아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전대표와의 일문일답
“전문가 자신 말고 소비자 시선으로 제품 개발해야”
“특출한 한 사람보다 팀 플레이가 좋은 결과 낳아”
“판교에 큰 행사 치를 컨벤션시설 설치 돼야”
-와디즈 펀딩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펀딩과 관련해 벤처기업들에게 조언을 해주자면?
“와디즈 펀딩을 통해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받고 시장의 반응을 볼 수 있었다. 또 벤처에게 조언을 하자면, 보통 다담마이크로와 같은 제조업계에선 마케팅에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펀딩을 받기 위해선 상품을 설명하는 컨텐츠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물건에 대한 애착을 갖고 영혼을 담아 팔아야 한다.”
-심박수, 호흡을 측정하는 모비트는 같은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폰이나 스마트밴드가 있는데 경쟁할 수 있나?
“경쟁이라고 볼 수 없다. 스마트밴드의 경우 몸에 부착하는 것과 동시에 충전이 필요하다. 또 주로 건강한 사람들이 건강 체크의 목적으로 쓴다. 반면에 모비트는 건강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 노약자들을 위한 것이다. 침대 옆의 테이블에 두는 것만으로도 자동으로 작동한다. 심지어는 이불을 덮고 있어도 측정이 가능하다. 완전히 다른 기술이므로 경쟁이 아닌 새로운 시장이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이 있나?
“당연히 실력과 성실함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다담마이크로는 팀플레이를 굉장히 중요시한다. 즉 인격을 본다는 것이다. 인격이 좋은 사람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어 좋은 팀플레이를 통해 혼자 뛰어난 사람보다 좋은 결과를 낳는다.”
-직원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다들 아주 열심히 고생을 많이 한다. 사장을 닮아서 성실하고 착한 것 같다.(웃음) 다담마이크로가 성장하는데 끝까지 같이해서 성장의 열매를 함께 맛봤으면 좋겠다. 앞으로 계속 성장할 테니까. 그리고 직원들이 창업을 한다고 해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싶다.”
-테크노벨리에 부족한 점이 있다면?
“기업 시설은 많은데 컨벤션 시설이 부족하다. 주변에선 ‘판교 메리어트 호텔’ 하나뿐이다. 기업들도 이용하긴 하지만 동네 백일잔치 등등 일반인들이 더 많이 이용한다. 기업의 입장에서 큰 행사를 치를 수 있는 컨벤션 시설이 꼭 필요하다.”
권경연(단국대)인턴기자 pangy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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