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내 대학 38곳 사라질 위기… 청년 취업 문제는 숨통
내후년까지 대학 10곳 가운데 1곳이 사라지고, 살아남은 대학들도 상당수는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한다. 캠퍼스가 텅 비어 지역경제가 위축되고 일자리를 잃은 교원들을 위한 정책을 논의해야 할 수도 있다. 인구자연감소가 올해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한국의 교육, 보건, 복지제도 등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쇼크에 줄줄이 폐교
당장 문 닫는 학교가 늘어날 전망이다. 28일 통계청은 2017년 846만명이었던 학령인구(6~21세)가 2067년 364만명으로 줄어, 50년 사이 절반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10년 안에 190만명이 감소해 2030년에는 608만명 수준일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100만명선이 붕괴된 서울만해도 향후 4년 안에 90만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95만9,200명인 서울 시내 유치원∙초∙중∙고교 학생 수는 2023년 88만9,600명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학생 수 감소는 자연스레 학교 생존을 위협한다. 지난해 폐교한 은평구 소재 은혜초에 이어 내년에만 서울 시내 2곳(염강초, 공진중)의 학교가 폐교를 앞두고 있다.
‘문 닫는 대학’도 속출할 전망이다. 교육부는 학생 수 급감으로 2021학년도에만 지난해 대학 입학정원(48만3,000명) 대비 5만6,000명 가량의 미충원 사태가 발생하고, 이 때문에 약 38개 대학이 폐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기준 전체 대학 수가 399개(전문대, 사이버대 등 포함)임을 감안하면 2년 안에 전체의 10% 가까운 대학이 사라진다는 얘기다.
◇국민연금 2057년보다 일찍 바닥
국민연금 재정 안정에는 빨간불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8월 현행 보험료율(9%)을 적용한 제4차 재정계산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3가지 시나리오로 국민연금기금 소진시기를 전망했다. 그 가운데 저출산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에 적용된 합계출산율은 2020년 1.1명으로 이날 새롭게 공개된 전망치(2022년ㆍ0.72명)에 비하면 낙관적인 수준이다. 당시 정부가 예측한 기금 소진시기인 2057년보다 빨리 기금이 바닥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구절벽 쇼크의 악영향은 기금 소진 이후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체 인구 중 수급자 비율이 증가한 만큼 청년세대의 부담이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운영위원장은 “기금이 소진되는 2057년부터는 매년 필요한 만큼을 걷어서 수급자에게 나눠 주는데, 이 경우 2088년 예상되는 보험료율은 35~38% 수준”이라면서 “노인이 늘고 노동인구가 줄어들수록 이 부담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년 취업문제는 그나마 개선
다만 인구절벽 쇼크에 긍정적 효과는 있다. 청년 일자리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우리보다 먼저 저출산ㆍ고령화 문제를 겪은 일본은 지난해 평균 구직자 대비 구인자 비율이 1.61로, 1973년 이후 4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일손 부족의 결과 청년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단 기계화와 인공지능(AI)이 인간 일자리를 대체해 가고 있다는 변수는 남아 있다. 장인성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AI의 인력 대체는 한 세대 만에 일어나기는 어려워 보여 청년 일자리 문제 해소가 시기적으로 더 앞설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은 반길 일이지만 전체적인 노동력의 양과 질이 감소하는 건 국가 경제에 나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장 연구위원은 “앞으로 전체 취업자에서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질 것이기 때문에 직업 훈련 등을 통해 고령자의 낮은 생산성을 높이는 일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