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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E와 F의 경계, 그리고 미래를 향하는 BMW G20 3 시리즈(320d 럭셔리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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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E와 F의 경계, 그리고 미래를 향하는 BMW G20 3 시리즈(320d 럭셔리 라인)

입력
2019.04.12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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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G20 3 시리즈는 새로운 변화를 무기로 삼았다.
BMW G20 3 시리즈는 새로운 변화를 무기로 삼았다.

BMW 코리아가 2019 서울모터쇼에서 새로운 3 시리즈를 공개하고, 곧이어 국내 자동차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시승 행사를 개최하며, ‘새로운 3 시리즈’의 존재감과 가치를 대대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이번 시승은 서울 삼성동에 자리한 코엑스부터 시작해 양평을 오가며 도심과 간선도로, 고속도로 그리고 지방도로 등을 달리며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의 3 시리즈를 경험할 수 있는 시승 코스가 마련되었고, 약 두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주행을 하며 조금 더 면밀히 차량의 매력과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연 새로운 G20, 3 시리즈는 어떤 가치를 품고 있을까?

더욱 커진 키드니 그릴, 그리고 3 시리즈의 존재감

새로운 차량이 데뷔하는 과정에서 체격이 커지는 건 이제는 당연한 일이 되었고, 이는 G20 3 시리즈에서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기존 F30(4,633mm) 대비 한층 늘어난 4,710mm의 전장과 각각 1,825mm와 1,435mm의 전폭과 전고는 한층 넉넉하고 대담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여기에 2,851mm까지 늘어난 휠베이스는 실내 공간의 여유까지 기대하게 만들었다.

시승을 위해 준비된 차량은 다양했고, 그 와중에 시승의 파트너로 택한 차량은 바로 기본 모델이자 아마도 국내 시장에서 가장 높은 판매 비중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320d 럭셔리 라인’이었다.

전면과 후면에 각각 T 형태의 독특한 디자인을 더하고 더욱 대담하고 고급스러운 바디킷을 더한 것이 바로 BMW 320d 럭셔리 라인의 특징이라 할 수 있으며, 그 위로는 새로운 3 시리즈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요소들이 곳곳에 자리한다.

BMW에서는 E46 3 시리즈의 헤드라이트의 오마주라고는 하지만 아무리 보더라도 푸조의 헤드라이트를 떠올리게 만드는 헤드라이트와 부담이 느껴질 정도로 그 크기를 키운 키드니 그릴은 그 어떤 3 시리즈보다 G20 3 시리즈의 존재감을 강렬하게 드러내는 부분이나 한편으로는 BMW의 디자인을 다소 걱정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측면과 특유의 짧은 오버행, 낮고 긴 보닛 라인, 짧은 데크 등의 요소를 고스란히 이어가고, BMW 고유의 호프-마이스터킥 디테일은 낯선 모습으로 변화되어 이목을 끈다. 이어 후면에서는 렉서스 RC F를 떠올리게 하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더했다.

참고로 M 스포츠 패키지는 더욱 볼륨감이 돋보이는 바디킷과 디자인 요소를 더해 시각적인 매력을 더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선택과 집중을 보여주는 공간

외형을 살펴본 후 문을 열고 실내 공간을 살펴봤다. 시승 차량인 320d 럭셔리 라인은 물론이고 새로운 3 시리즈의 실내 공간은 말 그대로 ‘선택과 집중’에 열을 올린 모습이다. 실제 대시보드와 도어 패널 및 실내 곳곳을 채우는 요소들을 직접 만져보면 F30 3 시리즈보다 건조해진 느낌이 명확히 드러나 원가절감을 위해 공 들인 걸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원가절감을 통해 확보된 리소스가 투자된 곳도 바로 실내 공간에 있다. 실제 더욱 고급스러운 감성과 함께 스포티한 존재감을 강조하는 새로운 디스플레이 계기판은 주행 정보는 물론이고 내비게이션 기능과의 연동을 과시하며, 센터페시아는 더욱 화려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완전한 한글화를 적용한 다양한 기능을 보다 쉽고 빠르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함께 새롭게 다듬어진 센터 터널은 새로운 디자인을 과시하는 기어 시프트 레버와 컨트롤 패널 전체를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 소재, 마감으로 구현한 i드라이브를 적용해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다양한 스피커를 기반으로 한 하만카돈의 사운드 시스템은 공간의 가치를 더욱 높인다.

2,851mm의 휠베이스는 곧바로 실내 공간의 여유로 이어진다. 실제 1열 시트와 1열 공간은 기존의 F30 3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분명 전체적인 공간의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2열 공간의 경우에는 기존의 3 시리즈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넉넉한 레그룸을 제시해 체격이 제법 큰 탑승자라도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게다가 2열 공간을 위한 USB 충전 포트를 비롯해 암레스트 등이 더해져 전체적인 만족감을 높였다. 다만 2열 시트의 질감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한편 넉넉한 체격 덕에 적재 공간의 여유 또한 함께 누릴 수 있다. 실제 G20 3 시리즈의 적재 공간은 480L로 동급에서도 우수한 편이며 패키징 부분에서 우수하다는 국산 중형 세단들과 비교를 하더라도 크게 부족함이 없고, 게다가 트렁크 게이트의 개방 정도나 깊이 등이 상당히 우수한 편이라 활용성 부분에서의 만족감이 높아 보였다.

파워트레인의 답보

디젤게이트를 비롯해 최근 유럽 산 디젤 차량들에 대한 의혹과 의구심이 이어지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 BMW의 디젤 파워트레인은 무척이나 매력적이고 우수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다만 이번 G20 3 시리즈에서도 F30 시절과 큰 차이가 없는 파워트레인이 탑재된 점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실제 320d 럭셔리 라인은 최고 출력 190마력과 40.8kg.m의 토크를 내는 2.0L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이 자리하며 8단 스포츠 변속기(토크 컨버터)를 통해 후륜으로 출력을 전한다. 이를 통해 320d 럭셔리 라인은 정지 상태에서 6.8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며 최고 속도는 240km/h, 그리고 14.3km/L(복합 기준)의 효율성을 확보했다.

E와 F의 경계에 서 있는 새로운 3 시리즈

BMW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E’ 시절의 BMW를 최고로 치고, 그리고 최신이라 할 수 있던 ‘F’ 시절의 BMW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움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E46 3 시리즈를 최고의 3 시리즈라 말하는 이도 있고, 누군가는 E30이나 E36과 같은 ‘과거의 존재’를 그리워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그럴까? 이번 G20 3 시리즈는 F에서 경험했던 가벼움에 E에서 느낄 수 있는 경쾌하고 민첩한 움직임을 담아낸 듯한 모습이었다. 반가운 변화라 할 수 있겠으나 어느 주행을 이어가던 중 어느새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위화감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해 디젤 엔진의 정숙성은 탁월하다. 실내 공간에서는 아이들링 상태는 물론이고 대다수의 주행 상황에서 만족스러운 정숙성을 누릴 수 있다. 게다가 주행을 시작하며 발전이 없어 보이는 파워트레인이나 충분한 만족감을 누릴 수 있다.

특히 회전 질감, 그리고 엑셀러레이터 페달에 대한 반응은 군더더기 없으며 즉각적으로 전개되는 발진 가속도 우수한 편이다. 다만 발진 가속으로 어느 정도 속도를 끌어 올린 이후에는 어딘가 힘이 빠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초반 발진에 비해 힘이 빠지는 것이지 추월 가속이나 고속 주행 등 주행 전반에서는 충분한 모습이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시승 차량의 문제인지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마치 전기차의 모터가 회전할 때 들려오는 고주파음과 같은 소리가 들려와 상당히 거슬린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향후 별도의 시승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8단 스포츠 변속기는 조금 독특하다. 일반적으로 토크 컨버터 타입의 변속기들은 업 시프트는 빠르게 가져가고, 다운 시프트가 조금 둔한 편인데, 320d의 변속기는 되려 다운 시프트는 적극적이나 업 시프트가 다소 둔하게 반응한 편이라 주행을 하는 내내 ‘어떤 배경이 있는지’ 다소 의아했다.

차량의 거동은 상당히 미묘하고, 독특한 모습이다.

먼저 조향에 대해서는 F30 3 시리즈처럼 상당히 경쾌하고 가볍다.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그 무게감이 조금 달라지는 편이지만 기본적으로 가벼운 편이라 다루기 좋은 편이다. 그러나 이 조향에 따른, 그리고 주행 상황에서 드러나는 하체의 움직임은 그 움직임 원인에 따라 상이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실제 고속도로와 같이 직선으로 이어지는 도로에서 마주하게 되는 노면의 변화나 일반적인 도로에서 만나게 되는 요철, 과속방지턱처럼 상하의 움직임이 있을 때에는 그 상하의 움직임을 무척이나 엄격하게 움켜쥐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F보다는 E에 조금 더 가까운 스타일이라 생각된다. 드라이빙 모드를 컴포트로 바꾸더라도 ‘과도하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탄탄한 반응이다.

그러나 와인딩 코스를 내달리며 상하 움직임이 아닌, 좌우의 움직임이 필요할 때에는 그 모습이 완전히 달라진다. 실제 전륜의 반응이나 움직임은 상당히 직관적이고 명쾌한 편이지만 막상 후륜, 차체 후방의 움직임은 마치 조립을 제대로 마치지 않은 장난감처럼 휘청거리는 느낌이다.

이 움직임에 집중하지 않으면 주행 상황에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살릴 수 있도록 리어를 적절히 흘리는 기분이 들기 때문에 혹자는 ‘재미있다’라고 말할 수 있겠으나 막상 실질적인 움직임에 있어서는 리어가 흐르는 것처럼 서스펜션의 리범프 타이밍을 조절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종의 ‘속임수’라 생각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BMW 입장에서 꾸준히 질타 받고 있는 부분을 극복하고, 새로운 BMW의 드라이빙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의도는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구현한 기술력은 박수를 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초심자’에게 ‘자신이 운전을 잘하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도로 위에서의 무리한 주행과 같은 과욕으로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이러한 셋업 덕에 G20 3 시리즈는 바로 앞세대인 F30를 완전히 지울 수 있는 매력적이고 경쾌한 드라이빙을 구현하고, E36, E46 그리고 E90를 거치며 점점 흐려지던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내 어느새 과거의 렉서스와 유사한 취급을 받았던 3 시리즈를 다시 한 번 스포츠 세단의 기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한편 브레이크 부분은 제법 많은 신경을 쓴 모습이다.

과거처럼 페달 조작과 함께 제동력의 상당 부분을 쏟아 붓는 타입이 아닌 페달 조작에 따라 선형적으로 늘어나는 제동력을 느낄 수 있으며 그 제동력도 차량의 출력을 제어하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다만 BMW의 고질병 중 하나인 제동력의 지속성 부분은 향후 서킷 등의 주행으로 조금 더 상세히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덧붙여 이번 G20 3 시리즈에는 다양한 주행 및 안전 사양이 새롭게 적용되었는데 개인적으로 차선 유지 기능에 대해서는 조금 더 섬세한 조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쪽 차선을 밟을 때 개입이 되는 데 개입 시 조향이 상당히 거센 편이라 운전자는 물론이고 탑승자를 당황스럽게 할 정도라 그 정도를 조금 더 부드럽게 다듬어야 할 것 같았다.

좋은점: 더욱 넓어진 공간, 더 즐거워진 드라이빙

아쉬운점: 원가절감의 노력, 매력적이지만 어딘가 난감한 드라이빙의 변화

매력적인 프리미엄 세단의 등장

BMW G20 3 시리즈는 BMW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세그먼트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존재지만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 구도 속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대대적으로 끌어 올렸다.

실제 대형화되고 있는 시장의 흐름에 발을 맞췄고, 실내 공간의 여유 또한 한층 개선했다. 여기에 주행 관련 사양을 대거 적용하고, 드라이빙의 매력까지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개선한 모습이다. 다만 그 변화가 소비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다소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상승된 가격까지 고려한다면 선택지와 대안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새로운 3 시리즈는 새로운 시대를 위한 3 시리즈로서 그 매력과 경쟁력은 확실한 존재일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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