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컴퍼니가 진행하는 또 다른 대표 사업으로 ‘우리가게 전담예술가’란 공공 프로젝트가 있다.
정지연 에이컴퍼니 대표는 미대를 졸업한 젊은 작가들이 작품 활동 외에도 각자의 재능을 살리며 돈도 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예술가와 서울시 소상공인을 연결해 가게를 돕는 모델을 구상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5년 청년 예술가와의 간담회를 위해 미나리하우스를 방문했을 때 정 대표가 직접 제안을 했고 서울시가 받아들여 이듬해부터 4년째 이어오고 있다.
예술가들은 약 4개월 동안 자신이 맡은 소상공인과 함께 가게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한다. 어떤 예술가는 전공을 살려 간판 인테리어 작업에 참여하거나 벽화를 그리고 커튼 색을 바꿔 가게 분위기를 다르게 연출하기도 한다. 포장지나 컵을 예쁘게 디자인해 상품 판매에 도움을 준 경우도 있다. 예술가들의 월급은 서울시에서 지급하고 가게는 최소한의 실 재료비만 부담한다. 에이컴퍼니는 예술가와 소상공인을 연결해 주는 등 행정 업무를 도맡으면서도 중개수수료 등으로 따로 수익을 챙기지는 않는다.
정 대표는 “가게 주인은 멀게만 느껴졌던 예술가들을 직접 만날 수 있고 예술가들 역시 소상공인들의 생활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기회”라며 “예술가의 재능이 사회에 도움이 되며 예술의 가치를 인정받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점에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우리가게 전담예술가’ 프로젝트에 참여한 예술가는 103명, 점포는 147곳이다. 이 프로젝트에 투입된 서울시 예산도 4년 전에 비해 네 배 이상 늘었고,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우리가게 전담예술가’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에이컴퍼니는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른 올해부터는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정 대표는 “우리가게 전담예술가는 어느 정도 정착된 듯하니 우리는 또 다른 공공 프로젝트를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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