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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공단ㆍ업체 짜고 재활용쓰레기 지원금 86억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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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공단ㆍ업체 짜고 재활용쓰레기 지원금 86억 꿀꺽

입력
2019.05.08 11:52
수정
2019.05.0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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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밝힌 편취 수법 개요. 전주지검 제공
검찰이 밝힌 편취 수법 개요. 전주지검 제공

전주지검 형사2부(부장 이병석)는 8일 폐비닐의 회수ㆍ선별 및 재활용 업체가 제출하는 실적서류 심사에 따라 지원금을 지급하는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EPR)’의 허점을 악용해 수십억 원의 지원금을 가로챈 혐의(특경법상 사기)로 10개 업체를 적발해 대표 8명을 구속기소 했다. 또 지원금을 가로챈 증거를 확인하고도 허위 현장조사서를 작성한 혐의(업무방해)로 한국환경공단 간부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폐비닐 회수ㆍ선별업체 대표 A(59)씨는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폐비닐 2만7,600톤을 재활용업체에 인계하지 않았는데도 허위 계량확인서를 제출,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로부터 22억7,000여만 원의 지원금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수도권 최대 규모의 폐비닐 회수ㆍ선별업체 2곳을 운영하며 업체 사장들과 공모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3개 회사 회수ㆍ선별업체 대표도 같은 수법으로 13억7,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호남권 최대 규모의 재활용업체 대표인 B(58)씨는 2016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만2,725톤 규모의 재생원료 등을 생산한 것처럼 실적을 신고,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로부터 21억4,000여만원의 지원금을 챙긴 혐의다. 조사결과 10개 업체는 같은 수법으로 폐비닐 4만2,400톤으로 총 85억9,300여만원의 지원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폐비닐 4만2,400톤은 국내 연간 라면 소비량 약 36억개보다 3배 많은 라면봉지 90억개 규모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들의 범행이 수년간 이어질 수 있었던 건 감독기관의 묵인 때문이었다. 한국환경공단 호남지역본부 과장과 팀장은 지원금 편취 증거를 확인하고도 2016년 7월 현장조사 때 업체가 1시간에 재활용할 수 있는 양을 부풀려주는 수법으로 허위보고서를 작성했다. 또 해당 과장은 지난해 10월 업체로부터 지원금 단가가 인상될 수 있도록 품질 등급을 높여달라는 청탁을 받고 평가 점수를 과다하게 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팀장은 업체의 지원금 편취 증거를 확인하고도 2017년 12월 허위 소명자료를 조사하지 않고 해당 업체를 무혐의 조치했다. 또 다른 팀장은 지난해 2월 지원금 편취 사실이 확인된 업체로부터 제재를 최소화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환경부와 합동수사를 진행했으며 환경부는 적발 업체 10개사에 대해 유통센터와 계약해지를 하고 가로챈 지원금을 환수할 방침이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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