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문 대통령, 무능한데 책임감도 없다” 원색 비난
자유한국당이 8일 출범 2주기를 앞둔 문재인 정부를 향해“헌정질서와 경제, 외교ㆍ안보 등 3대 파괴가 벌어졌다”면서 현 정부에 대한 중간성적을“낙제점”으로 혹평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을 향해 “무능한데 책임감도 없느냐”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민생파탄ㆍ좌파독재 2년, 집중해부 대토론회’ 등에서 “정권의 실정이 대한민국 곳곳에 곰팡이처럼 피어난다”며 정부의 3대 파괴행위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자당을 배제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강행과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환경부 등의 전 정권 인사 찍어내기(블랙리스트) 의혹을 거론하며 “헌법질서 파괴”로 규정하고는 “’내로남불’식 전횡에 당 114명 의원이 다 특위에서 활동해도 모자랄 판”이라고 각을 세웠다.
특히, 경제정책에 대해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과 반기업정서,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은 한국경제를 몰락 내지 쇠퇴로 이끈 3대 악의 축”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을 두고“잘못된 전제 위에 쌓인 오류”라면서 “정부의 반기업 정서 탓에 일자리 창출이 막혀 어떤 정책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반짝 인기만 좇아 세금 퍼주기 중독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이어 문 대통령을 향해 “무능하면 책임감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무책임한 것 아닌가 하는 비판이 많다”며 “집권 3년차에는 야당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정책 방향도 고쳐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지난 2년이 20년 같다. ‘앞으로 3년이나 남았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경제는 손만 대면, 최저와 최악으로 가는 ‘마이너스 정권’”이라고 가세했다. 한국당은 9일 ‘문재인 정권 경제실정 백서’(일명 ‘징비록’)도 출간한다.
한국당은 외교ㆍ안보 정책에 대해선 “아전인수격 해석으로 갈 곳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지난4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해 “정부가 그토록 주장했던 평화는 미사일로 돌아왔고, (북한과 미국 사이)‘중재자’ 역할 주장은 왕따로 돌아왔다”(나 원내대표)거나 “미사일을 미사일이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정권’”(정 의장)이라고 꼬집었다.
야당과의 협치 부재도 문제 삼았다. 중진인 정진석 의원은 “야당을 국정운영 동반자로 삼겠다던 대통령 취임사 약속은 지켜진 게 없다. 국민을 속인 정권의 말로는 늘 비참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선 적폐청산,후 협치’라는 말이 대통령의 언어가 되어선 안 된다”고 성토했다.
당 정책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선 전문가들 비판도 매서웠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설비투자 4분기 연속 감소 등 각종 지표 하락을 도마에 올려 “경제위기가 과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급”이라며 “모든 게 현 정부 때문은 아니지만 위기 자초 요인인 노동ㆍ경제정책을 수정하라”고 권고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삼권분립을 위협하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이 박근혜 정부 때에 비해 과연 크게 달라졌는지 의문을 던졌다. 장 교수는 “청와대가 잘못 판단해도 여당이 그대로 따르고,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 대통령 코드에 맞는 인사가 다수 임명되는 점에서 대통령이 입법부와 사법부도 사실상 장악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과연 적폐청산이 무엇이냐는 반문이 커지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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