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에게 성매매를 알선하고 클럽 버닝썬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29ㆍ본명 이승현)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14일 기각했다. 종착점을 앞두고 있던 ‘버닝썬 스캔들’ 경찰 수사도 막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승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주요 혐의인 횡령 부분은 다툼의 여지가 있고 나머지 혐의 부분도 증거인멸 등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신 부장판사는 횡령 혐의에 대해 “유리홀딩스 및 버닝썬 법인의 법적 성격, 주주 구성, 자금 인출 경위, 자금 사용처 등에 비춰 형사책임의 유무와 범위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도 “증거인멸 등과 같은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승리의 동업자 유리홀딩스 전 대표 유인석(34)씨에 대한 영장도 같은 이유로 기각됐다.
승리는 성매매 알선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이외에도 성매매와 식품위생법 위반까지 총 4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8일 오후 승리와 유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이튿날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은 승리와 유씨가 2015년 일본인 사업가 일행에게 성매매를 알선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사업가 일행 7명 중 일부가 성을 매수한 사실을 확인한 동시에 승리가 2015년 국내에서 직접 성매매한 사실도 확인해 성매매 혐의에 적시했다. 승리와 유씨는 버닝썬 자금 5억3,000여만원을 횡령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이 승리와 유씨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끝이 보이던 버닝썬 스캔들 수사에도 차질이 생겼다. 경찰은 불법 촬영물을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와 관련 가수 정준영, 최종훈 등을 검찰에 송치했고 이들에 대한 성폭행 고소 사건도 수사 중이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버닝썬 이문호(29) 대표도 지난달 검찰에 넘겼다. 김상교 씨 폭행 사건과 윤모 총경 등 경찰 유착 의혹과 관련 수사도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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