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을 수입산 자동차 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에 국내 자동차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신중한 분위기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공식 발표 전까지는 여전히 한국의 면제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 예정인 수입산 자동차의 관세부과 여부가 담긴 행정 명령안을 단독 입수했다고 밝히며 미국이 한국과 캐나다, 멕시코를 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부과 면제 대상국들은 모두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또는 재협상을 완료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은 미국과 한미 FTA 개정을 마무리했고, 멕시코와 캐나다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재협상 끝에 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 협정(USMCA)을 새롭게 체결했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이날 미국의 자동차 관세부과 면제를 알린 외신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미국의 고율관세(25%)가 부과될 경우 국내 자동차산업의 총 생산은 약 8% 감소하고 제조업 분야에서는 10만명의 고용 축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했었다. 당장 현대ㆍ기아차의 미국 연간 수출량은 절반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컸다. 이날 현대자동차그룹 주가는 일제히 상승세를 타며 외신 소식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다만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블룸버그 기사에서 한국이 관세에서 면제될 것이라고 했던 부분이 나중에 사라졌다가 다시 우리나라 자동차업체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는 식으로 바뀌었다”며 “블룸버그 기사 내용을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어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발표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부과 결정 발표 시점(오는 18일)을 180일간 더 늦출 계획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는 관세 부과결정이 오는 11월 14일까지 연기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현재 유럽연합(EU), 일본과 각각 양자 무역협상을 진행 중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고율관세 카드를 지렛대로 이들로부터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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