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위원장, 문희상 의장ㆍ황 대표 예방
“6월 초 대국민토론회, 9월 정부안 제시”
문 의장 “담대하게, 눈이 번쩍하게 해달라”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를 이끄는 반기문 위원장(전 유엔 사무총장)이 17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잇따라 만나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 차원의 협조를 당부했다.
반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황교안 대표를 먼저 만난 자리에서 “미세먼지나 기후변화 문제는 정파적 문제로 다뤄선 안 된다”며 “이념이 개입된 것도 아니고 어떻게 하면 기술이나 과학을 동원해 감소 내지 저감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로 본다”고 말했다. 반 위원장은 이어 “혹여라도 정치 쟁점화되지 않도록 지도력을 잘 발휘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달 중 500명 정도 규모의 국민정책참여단을 구성해 6월 초 KBS를 통해 대국민토론회를 열어 과감 없는 여론 수렴에 나선 뒤 9월 초 문재인 대통령에게 방안을 제시할 것이란 계획도 언급했다. 반 위원장은 “제 마지막 소명으로 한번 해보겠다는 결심으로 (위원장을) 맡았다”며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반 위원장의 협조 촉구에 “제가 당 대표되고서 가장 먼저 만든 게 미세먼지 특위”라며 “당 차원에서 예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 “미세먼지의 국내 요인 중 아주 큰 부분이 탈(脫)원전(정책)이라 본다”며 “원전을 가동하지 않고 석탄을 태우는 화력발전소 가동을 높이니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지난 7일부터 해온 ‘민생투쟁 대장정’ 일환으로 전날 충남 당진화력발전소를 찾아 주민들과 면담하고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미세먼지의 국외 요인으로 중국발 미세먼지를 들며 “적게는 40%, 많게는 70%를 차지한다고 알고 있다”며 “어제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 올해 들어 중국과의 협력 대응이 약해진 것 같다면서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정부에서는 중국과 미세먼지 대응이 다소 원활하게 진행됐었다”면서 “추 대사도 공동대응 필요성에 공감했다”는 말도 더했다.
반 위원장은 이어 문 의장을 예방했다. 그는 “이해단체 간에 이해득실을 둘러싼 싸움이 없어야 한다”며 “어떤 문제에도 우리나라는 분열요소가 많다. 경제ㆍ사회ㆍ교육 등 다 분열요소가 있는데, 미세먼지 문제만큼은 그것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이 문제만은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것이 여야 없이 확실하다”며 “재난에 준하는 것이라 국민적인 뒷받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어 “담대한, 그리고 눈이 번쩍 뜨일 만한 결정적인 것을 맨 처음에 ‘꽝’하고 했으면 한다”면서 “중국도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담대하게 찍어서 했다고 노하우를 전수하더라”고 소개했다. 반 위원장은 앞선 이달 2일 국회를 찾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ㆍ손학규 바른미래당ㆍ이정의 정의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잇따라 만나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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