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째 추경안 지연돼 안타까워… 국회서 조속 처리를” 정치권 호소
“원료의약품의 품질 세계적 인정, 관련 산업·수출 확대 큰 도움 될 것”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추가경정예산안이 실기하지 않고 제때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조속한 추경안의 심사와 처리를 요청 드린다”고 정치권에 호소했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당이 선거제ㆍ검찰개혁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강행 이후 장외투쟁에 나서면서 각종 민생ㆍ경제 현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작심 비판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ㆍ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심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특히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면서 정부의 시정연설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경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국회의 협력을 호소할 최소한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데 대한 유감을 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추경은 미세먼지와 강원도 산불, 포항지진 등 재해대책 예산과 경기 대응 예산, 두 가지로 구성돼 있다”며 “어느 것 하나 시급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재해대책 예산의 시급성은 정치권에서도 누구도 부정하지 않고 있고, 경기 대응 예산도 1분기 마이너스 성장으로부터 회복을 위해 절박한 필요성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확장 재정 정책에 대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려에 대해서도 “정부의 재정투자와 정책지원이 산업 초창기에 미래산업을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친환경차 내수 판매가 작년보다 60%가량, 수출은 40%가량 늘었는데, 1∼4월을 봐도 작년보다 내수ㆍ수출 모두 30%가량 늘었다”며 “세계적인 경제 여건 악화 대응 차원에서도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정부 노력에 국회가 힘을 더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거듭 호소했다. 또 유럽연합(EU)이 최근 제약 분야와 관련해 우리나라를 세계 7번째 화이트리스트 국가로 등재한 사실을 언급하며 “우리 원료의약품 제조·관리 수준과 품질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면서 국산 의약품 수출 확대와 관련 산업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지난해 바이오시밀러 세계 시장의 3분의 2를 점유했고, 세계 2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보유한 사실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능력과 수준을 정작 우리 자신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바이오헬스 산업 분야의 경쟁력도 그 중 하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정부가 바이오헬스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것은 충분한 근거가 있다”며 “곧 발표하게 될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관계 장관회의 등을 거쳐서 잘 준비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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