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이 현재 추세로 이어질 경우 내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0.5% 감소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했다. 오는 8일부터 일본 후쿠오카(福岡)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회의를 앞두고 나온 분석이다.
5일(현재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미국과 중국이 전체 교역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4,550억달러(약 535조원)가 증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G20 회원국 중 하나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GDP보다 큰 손실이다. IMF는 지금까지 시행된 미국의 관세 부과 및 중국의 보복 조치만으로 내년 성장률이 0.3%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것은 반드시 피해야 할 스스로 입히는 상처”라며 “최근에 시행된 무역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보호주의적 조치는 성장과 일자리를 저해할 뿐 아니라 소비재를 구입하기 어렵게 만들어 저소득층 가정에 불균형적으로 해를 끼친다”고 지적했다. 앞서 IMF는 지난 4월 미중 무역전쟁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예상에서 0.4%포인트 감소한 3.3%로 수정하기도 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미국은 지난달 10일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했다.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이달 1일부터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이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나머지 3,250억달러어치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해 해결의 기미가 보이기는커녕 양국 갈등만 심화하고 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