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7개월 된 딸을 혼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어린 부부가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이들 부부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딸이 숨질 가능성을 미리 짐작했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결론 짓고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했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한 A(1)양의 아버지 B(21)씨와 어머니 C(18)양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들 부부는 지난달 26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인천 부평구 한 아파트에 딸 A양을 혼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은 어머니 C양이 집을 나간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부터 집에 반려견 2마리와 함께 방치됐다.
A양이 방치된 사이 B씨 부부는 지인들과 술을 먹거나 게임을 했다. C양은 술자리 사진을 지난달 24~28일 매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다.
A양은 같은 달 31일 오후 4시 12분쯤 안방 아기 침대에서 숨진 채 귀가한 아버지 B씨에게 발견됐다. C양도 같은 날 오후 10시 3분쯤 지인인 아는 오빠와 함께 집에 들어갔다가 숨진 딸을 발견했다. 이들 부부는 딸이 숨졌지만 이달 1일 오후 6시쯤 B씨가 혼자 다시 집에 들어가 시신을 종이상자에 넣은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경찰은 B씨 부부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상대방이 아이를 돌봐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A양이 숨질 가능성을 미리 짐작했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학대치사죄를 적용했다.
경찰은 B씨 부부가 지난달 23일 오후부터 다음날 오후까지 딸 A양을 집에 혼자 두고 외출하는 등 과거에도 여러 차례 딸 A양을 수 시간씩 방치하는 등 추가 학대 정황도 확인했다. A양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앞서 1차 구두 소견에서 “위와 소장, 대장에 음식물이 없고 상당 기간 음식 섭취의 공백이 있었다”고 밝혔다.
B씨 부부는 이달 1일 참고인 신분으로 최초 경찰 조사를 받을 당시 “지난달 31일 오전 11시쯤 집에서 일어나보니 숨져 있었다”고 영아 돌연사를 주장했으나 경찰 수사 결과 거짓 진술로 드러났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 앞서 거짓말을 하기로 말을 맞췄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까지 A양의 사망 원인은 미상”이라며 “정확한 사인은 1, 2달 뒤 국과수로부터 최종 부검 결과 나오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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