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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터진 ‘자사고의 난’… 상산고, 재지정 심사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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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터진 ‘자사고의 난’… 상산고, 재지정 심사 탈락

입력
2019.06.20 16:08
수정
2019.06.21 00:3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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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청 심사 0.39점차 탈락… 안산동산고도 지정 취소 결정

학교측 강력 반발… 올해 심사 24개교 ‘탈락 도미노’ 우려

하영민 전북교육청 학교교육과장이 20일 오전 전주 상산고에 대한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일보
하영민 전북교육청 학교교육과장이 20일 오전 전주 상산고에 대한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일보

전북 전주 상산고와 경기 안산동산고가 20일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심사에서 탈락했다.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로 내건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의 신호탄이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은 이날 상산고가 79.61점을 받아 기준점(80점)에 미달해 자사고 지정 취소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하영민 전북도교육청 학교교육과장은 이날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9일 전북도 자율학교 등 지정ㆍ운영위원회를 열어 상산고의 심의 결과 자사고 지정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해 자사고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상산고는 전북도교육청 자체평가단이 4월 4일부터 이틀간 서면평가에 이어 현장평가와 학교 만족도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재지정 기준점에서 0.39점 모자란 79.61점을 받았다. 전북도교육청은 관련법에 따라 김승환 교육감이 지정하는 청문주재자가 7월초 청문을 실시한 뒤 교육부장관의 동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교육부장관의 자사고 취소 동의를 얻으면 8월초 고입전형기본계획을 수정하고 9월 중순 2020학년도 평준화 일반고 전형요강을 공고할 예정이다.

경기도교육청도 이날 재지정 점수(70점)에 미달한 안산동산고에 자사고 지정 취소를 통보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자율학교 등의 지정‧운영 위원회’가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 결과 등을 종합 검토해 안산 동산고가 자사고 지정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경기도교육청은 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바탕으로 7월에 청문과 교육부 동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부가 동의하면 안산동산고는 2020년 2월 29일자로 자율학교 운영이 종료돼 일반고로 전환되지만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한다. 특히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이 다른 시ㆍ도 소재 자사고로 도미노처럼 확산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재지정평가를 받는 학교는 전체 자사고 42개교 중 24곳이다. 상산고와 안산동산고를 비롯해 민족사관고와 광양제철고, 포항제철고, 현대청운고, 하나고 등 8개 전국단위 자사고와 16개 시ㆍ도 단위 자사고가 이에 해당한다. 자사고 지정취소는 청문과 교육부 장관 동의를 거쳐 확정된다.

일반고 전환 위기에 놓인 상산고는 “불공정한 평가”라며 “행정소송 및 가처분 신청 등 모든 법적 구제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은 전북도교육청 발표 후 기자회견을 열고 “평가 결과가 형평성, 공정성, 적법성에 크게 어긋남에 따라 부당성을 바로 잡기 위해 투쟁을 강력하게 펼치겠다”며 “자사고 평가의 본래 목적은 무시한 채 정해진 결론인 자사고 폐지를 밀어붙이기 위해 편법을 동원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박 교장은 “다른 시도 자사고의 경우 70점만 받아도 그 지위가 유지되는데 상산고는 79.61점을 받았는데도 지위를 박탈하겠다는 것”이라며 “전북도교육청의 부당한 행정행위로 인해 학교, 학부모, 학생들의 혼란과 마음고생으로 인한 피해의 책임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산고 학부모와 졸업생 150여명도 이날 전북도교육청 광장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전북교육은 죽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검은 상복을 입은 학부모들은 '김승환 도교육감은 퇴진하라', '불공정한 자사고 심사 원천무효', '상산고를 살려내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전주=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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