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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2.0]‘기술 장인’ 요람 꿈꾸는 인라이튼

입력
2019.06.24 04:0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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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7] [저작권 한국일보]11일 서울 성동구에 있는 인라이튼 작업실에서 한 시니어 기술자가 수리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2019-06-11(한국일보)
[재7] [저작권 한국일보]11일 서울 성동구에 있는 인라이튼 작업실에서 한 시니어 기술자가 수리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2019-06-11(한국일보)

전문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라이튼에는 백발이 성성한 72세 시니어부터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20세 주니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기술자들이 함께 하고 있다. 요즘처럼 첨단 가전제품이 우후죽순 출시되는 현실에서 수십 년간 쌓인 기술 노하우가 없으면 수리를 맡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 그래서 인라이튼이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부분도 숙련된 수리 기술자를 육성하고 채용하는 일이다. 그러나 그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신기용 대표는 “저희 희사의 첫 수리 기술자는 제가 직접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 삼고초려 끝에 겨우 모셔온 분”이라며 “당시 인터넷 유명카페인 중고나라 등에서 수리 분야의 ‘장인’으로 통하는 분이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인라이튼을 기술자 육성의 요람으로 만들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국내에서 끊어진 ‘기술 장인’들의 명맥을 다시 이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오랜 세월 전자제품 수리를 해오다 이제는 일자리가 없어져 손을 놓은 기술자들을 한데 불러모으고, 이를 다시 전수하는 게 국내 수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첫발이라는 생각도 버리지 않고 있다. 신 대표는 “주니어 기술자들이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는 데 최소 2년 정도의 교육 기간이 필요하다”며 “고도의 기술력을 갖춘 기술장인과 특성화고를 갓 졸업한 청년예비장인을 고용해 기술의 증발이 아닌 전승하는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도입한 게 ‘도제’ 시스템이다. 시니어 기술자가 주니어 기술자를 가르쳐 기술을 전수하는 형태다. 현대 전자제품의 수리는 시니어 기술자들이 전담하고, 주니어 기술자들은 수리 물품이 도착하면 품종 별로 분류해 분해하는 수리 밑작업을 맡고 있다.

인라이튼은 올 하반기에 신규 채용에 나설 계획이다. 인라이튼에 고객들이 보내는 수리 물량은 처리할 수 있는 하루 물량을 이미 훌쩍 뛰어 넘었다. 무선청소기의 경우 인라이튼에선 하루, 이틀 정도 수리가 지연되는 것이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그 동안 청소를 할 수 없어 불편이 크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수리와 고객 문의, 클리닝 서비스 부분의 인력을 각각 2명씩 충원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회사 인턴으로 북한 이탈 주민이나 몽골 출신의 친구들이 지원하면서 인라이튼에는 다양한 연령과 국적, 세대로 이뤄지고 있다”며 “회사가 제품을 살리는 일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게 사람을 살리고 사회를 살리는 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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